기아자동차가 고전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Z세대에게 인정받는 젊은 브랜드’로 전환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당장 판매량을 늘리는 데 급급하기보다 중국 소비 시장의 핵심이 될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자)’에게 ‘패션 브랜드’로 인식되는 회사를 만들어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000270)의 중국 합작법인 둥펑위에다기아는 현지 Z세대를 핵심 고객으로 설정하고 디지털 마케팅 부서와 사용자 운영 부서를 신설했다.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해 거의 모든 것을 모바일과 온라인을 통해 결정하는 Z세대와의 접점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둥펑위에다기아는 최근 출시한 젊은 감각의 패스트백 세단 신형 K5 홍보를 위해 현지 인플루언서 등을 섭외해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하기도 했다.
둥펑위에다기아가 Z세대 공략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은 ‘늙고 싼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바꾸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현지 시장에서 승산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둥펑위에다기아는 현재 중국 내 주류 자동차 브랜드 기준으로 통용되는 판매량 15위권 밖에 밀려나 있다.
둥펑위에다기아의 현지 영업·마케팅 전략을 총괄하는 탕웨진 부총경리는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진정한 글로벌 차량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성공을 위해 젊은이들 가운데서 패션 벤치마크 브랜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당장의 판매량은 중요하지 않고 제품의 인기가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둥펑위에다기아는 ‘저렴한 차’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제값’을 받는 가격 정책도 유지할 계획이다. 리펑 둥펑위에다기아 사장은 최근 10만위안(약 1,700만원) 이하의 차는 팔지 않겠다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K5는 약 16만~20만위안(2,700만~3,370만원)선에서 팔리고 있다. 9월 현지 출시된 K5는 1만대 이상의 사전계약 건수를 기록한 데 이어 출시 이후에도 하루 300대가 넘는 안정적인 판매량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힘입어 둥펑위에다기아는 최근 7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을 달성하면서도 차량 평균 판매단가가 2개월 연속 13만위안(약 2,200만원)을 넘어서며 지난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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