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 10곳 중 6곳이 지난 3·4분기에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열풍이 이어지면서 리테일 부문이 증권사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6월말 기준) 중 올해 3·4분기 실적을 공시한 곳은 총 8곳이다. 이 중 6개 증권사가 지난 3·4분기에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국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1위 증권사인 키움증권(039490)이 대표적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3·4분기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순이익)으로 2,6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95%나 증가한 수치다. 키움증권은 현재까지 3·4분기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순이익을 거뒀다.
자산관리(WM)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는 삼성증권(016360)도 2,337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8년 1·4분기(1,325억원)를 뛰어넘었다. NH투자증권(005940)도 1년 전보다 197% 늘어난 2,396억원을 순이익으로 공시했다.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 대형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도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미래에셋대우(006800)와 메리츠증권(008560)은 3·4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67.7% 늘어난 2,310억원을 순이익으로 거둬들였다. 메리츠증권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4·4분기 순이익(1,630억원)에 육박하는 순이익(1,625억원)을 거둬들였다. 한국투자증권·대신증권은 아직 3·4분기 실적을 공시하지 않았다.
증권사들이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은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증시 폭락 이후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주식 열풍이 불었기 때문이다. 당시엔 ‘저점 매수’ 성격이 강했지만, 이후 코스피가 2,4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다. 실제로 지난 3·4분기 유가증권·코스닥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7조6,000억원으로 지난 2·4분기(21조7,000억원)보다 27% 늘었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 기업공개(IPO) 대어에는 역대급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특히 카카오게임즈는 일반 공모에서만 60조원이 넘는 돈을 끌어모았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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