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함께 국내 공항버스 2위 업체 서울공항리무진에 투자했던 사모펀드 운용사(PEF) 차파트너스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업황이 악화하자 투자금을 전액 회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열사를 동원해 해외 호텔과 항공 산업 등 여행 관련 산업에 집중 투자한 미래에셋그룹은 코로나로 연이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PE본부와 함께 서울공항리무진 경영권 인수에 참여한 차파트너스가 지난 6월 투자금 200억원을 전액 회수했다. 2018년 미래에셋운용은 조준서 서울공항리무진 대표이사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 80%를 800억원에 인수했고 이중 600억원은 블라인드펀드 미래에셋파트너스제9호PEF‘ 자금을 썼다. 당시 차파트너스는 서울공항리무진을 지배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오딘제9차의 우선주에 200억원을 투자하는 형태로 인수에 참여한 바 있다.
계약 조건에 따라 올 초 상환 요청 가능일이 도래하자 차파트너스는 미래에셋운용 측에 투자금 전액을 상환할 것을 요구했다. 코로나19로 인천국제공항의 이용객 수가 가파르게 감소했고 이에 따른 공항 버스 운행 회전율에도 악영향을 미치자 이같이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공항리무진은 인천국제공항과 서울 일대를 연결하는 버스 업체로 인천공항 여객수가 매출과 직결된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집계된 인천국제공항 여객 수는 1,100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80% 이상 줄어든 수치다. 매출의 핵심인 인천 공항에서 타격을 입은 서울공항리무진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난 3월부터 감회 운행에 나섰고 일부 노선은 운행을 중단했다.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악화해 고심하던 서울공항리무진은 코로나19로 여행객 감소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몰리게 됐다. 유류비 증가로 매출원가가 늘어난데다 제2여객터미널 추가로 운영 효율성이 떨어졌다. 매년 두 자리수를 보였던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2018년 7.5%를 보였고 지난해 1.5%로 하락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올해 공항버스 업체들이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공항리무진의 경영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은 외부투자자뿐만 아니다. 서울공항리무진에 투자한 내부 임원들도 주식 전환을 포기하고 모두 현금 상환을 선택했다. 지난 2018년 김석균 서울공항리무진 대표와 조준서 공동 대표와 회사 임직원 등이 서울공항리무진의 전환사채(CB)에 총 37억원을 투자했다. 회사의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둔 투자로 스톡옵션처럼 보상책을 받은 것이었다. 그러나 이들 임직원은 주식 전환을 포기하고 올해 1월 해당 CB를 전부 상환받았다.
계열사를 동원해 호텔과 항공 관련 업종에 집중 투자했던 미래에셋그룹은 코로나19로 올 한 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미국 호텔 15곳을 7조원에 인수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계약이 무산됐고 현재 안방보험과 계약금 7,000억원을 두고 법적 분쟁 중이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을 인수하려 했던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의 재무적투자자(FI)로 나섰지만 협상 과정에서 결렬됐다. 호텔과 항공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해외에 항공기 리스사를 설립하려 했으나 이 또한 실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조윤희·김민경 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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