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권에 따르면 9월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 주재하에 지방은행 기획담당 임원, 금융감독원, 금융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지방은행 발전을 위한 TF 킥오프 회의가 시작됐다. 회의는 10월에도 열렸으며 이달에도 예정돼 있는 등 매달 이어질 예정이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큰 틀에서 TF의 목적은 지방은행들이 건전하게 성장 발전하고 지역에서의 제 역할을 충실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산업 현안에 대해 소통하고 규제혁신 및 디지털 전환 등 미래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라고 전했다.
아직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10월 국정감사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방은행은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감독체계 마련을 검토해보겠다”고 언급한 만큼 후속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국감에서는 △지방자체단체 금고를 지방에 우선적으로 마련 △지방은행 투자처 확대 발굴을 위한 지원책 마련 등의 주장이 제기됐다.
지방은행은 현재 복합위기 상태다. 올해 3·4분기까지 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의 누적순이익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줄었고 두자릿수 하락세도 눈에 띈다. 한때 지방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은 시중은행보다 나았다. 그러나 2010년 중반 이후 제조업 위주의 지역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역경제에 기반한 지방은행들이 지역경제의 침체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부산·울산·경남 등 일명 ‘부울경 벨트’ 경기는 흔들리고 있으며 탈지방·수도권 집중 가속으로 지역 인구의 감소도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 지역경기가 더 좋아지리라는 보장도 없다. 4차 산업혁명으로 공장이 필요없는 정보기술(IT)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데 이들은 지방이 아닌 판교 등 수도권에 집중해 터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의무대출비율 규제도 지방은행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방은행들은 한국은행 금융기관여신운용규정 제2조에 따라 전체 대출의 60%를 중소기업에 집행해야 한다. 시중은행 45%, 외국은행 25~35%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이 밖에도 지방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소기업·서민대출 부실 위험이 고조된 상황이며 디지털에 특화된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업체의 출연으로 인한 타격도 불가피하다. 시중은행의 강력한 영업 드라이브에 지방 우량고객들도 빼앗기고 있다. 지난해 12월 은 위원장은 ‘시중·지방은행장 간담회’에서 “은행이 제한된 국내 시장에서 생산적인 경쟁보다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시중은행이 지방까지 진출할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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