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역 최대 규모의 목곽묘에서 중국 수입산 화려한 허리띠 장식이 출토됐다.
도시 전체가 문화재인 경주 쪽샘에 위치한 옛 무덤 L17호는 목곽묘(木槨墓)로, 중요한 신라 고분인 월성로 유적의 바로 맞은 편에 자리잡고 있다. 중심이 되는 인물의 주검을 넣는 주곽(으뜸덧널) 묘광의 길이 8.5m, 너비 4.1m에 부장품을 넣는 부곽(딸린덧널) 묘광도 길이 2.7m(잔존), 너비 4.1m로 지금까지 발견된 경주지역 목곽묘 중 가장 크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L17호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했고 이곳에서 ‘중원식 허리띠장식’과 각종 마구류, 투구와 갑옷 편(片), 다량의 토기들을 무더기로 발견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최근 보존처리를 거쳐 복원을 마친 이들 유물을 17일 발굴조사 현장에서 공개한다고 16일 밝혔다. 조사 성과 설명회는 유튜브를 통해서도 실시간으로 공유될 예정이다.
이곳에서 발굴된 유물 중 특히 유심히 볼 것은 무덤의 주곽 서쪽에서 2개의 조각으로 출토된 중원식 허리띠장식이다. ‘중원식 허리띠장식’은 중국 위진남북조시대 양진(兩晉)에서 제작된 허리띠장식을 말한다. 즉 중국산 수입 장신구라는 뜻이다. 금동으로 제작돼 용으로 추정되는 문양이 새겨져 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측은 “용의 머리는 없이 몸통과 발, 꼬리 부분이 남아 있는데 유물의 잔존 형태로 보아 허리띠 겉을 꾸미는 쇠붙이인 과판과 길게 늘어뜨리는 드리개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허리띠장식은 중국에서 제작돼 한반도로 수입된 최고급품 중 하나로, 경주에서는 최초로 발견됐다”면서 “중국식 허리띠장식은 지금까지 국내 무덤 유적 중 김해 대성동 고분군에서만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말을 제어하는 재갈, 안장 부속품으로 추정되는 사각형 금구(金具·고정용 장치), 심엽형(心葉形·둥근 하트 모양) 철기 등 다양한 형태의 마구도 발견됐다. 연구소는 “이들 유물은 장식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며, 이런 조합을 갖춘 사례 중 경주지역에서는 가장 이른 시기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출토 유물의 종류와 상태, 신라 중심고분군에서 발견된 최대형의 목곽묘라는 규모 등은 L17호 목곽묘의 주인이 당시 신라 최상위계층임을 추론하게 하기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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