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국내 스마트팜 시장에 진출한 그린랩스(Greenlabs)는 농가에 농작물 생산부터 유통, 판로개척까지 전방위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는 첨단농업 스타트업이다. 기존 농업에 4차 산업혁명에서 비롯된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접목해 농가에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차세대 농업ICT 기대주로 꼽힌다.
그린랩스는 미래 먹거리 확보와 농촌의 고령화, 저소득, 탈농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일찍이 농업 생산성 개선과 유통구조 혁신에 주목해왔다. 특히 농가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농작물을 생산, 관리, 유통할 수 있도록 돕는 농업 ICT 원스톱서비스 ‘팜모닝’을 개발, 스마트팜 보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그립랩스의 기업문화 및 채용 방침을 좀 더 자세히 들어보기 위해 신상훈 그린랩스 대표와 남현우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만나봤다. 신 대표는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한 뒤 글로벌 금융회사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펀드매니저를 거쳐 1위 컨텐츠 플랫폼 리디북스의 투자자 겸 경영진으로 참여했다. 2013년 대한민국 대표 데이팅 앱 ‘아만다’를 서비스하는 넥스트매치를 창업하고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남 CTO는 IT 기반 콘텐츠 기업인 리디에서 전자책 서비스의 설계·디자인을 주도한 핵심인력으로 2015년 리디북스 페이퍼 출시를 시작으로 2017년 페이퍼프로, 2019년 리디페이퍼를 개발했다.
◇이전에 몸담았던 리디북스, 아만다와 그린랩스는 어떻게 다른가
신상훈 대표(이하 신) 리디북스나 아만다는 오프라인 산업이 아닌 온라인, 앱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IT기반의 플랫폼 서비스다. 이에 반해 농업은 전통산업이고 IT 측면에서 혁신이 일어나지 않았던 산업이다. IT기술로 불편했던 점을 개선하는 사업을 해보고 싶었다. 과거 배달시장은 전화나 전단지로 배달(홍보)했지만 배달의 민족이 등장한 이후에는 앱 기반으로 바뀐 것처럼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었다. 예들 들어 농부들에겐 비료와 농약 처방이 중요한데 이런 서비스를 온라인에서 해주는 곳이 없다.
◇어떤 분야에서 채용이 이뤄지고 있는지
신: ‘첨단기술로 농업을 혁신해 농업종사자들의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사명에 맞게 농업과 IT전문가 인력을 고루 확보하고 있다. 그린랩스 인력은 농업전문가와 나머지 IT전문인력이 각각 절반씩 차지한다. 연말까지 전체 인력을 130명 이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아직까지는 경력이 높은 시니어 중심으로 채용을 하고 있다. 스타트업이다 보니 전문가 수준의 문제 해결능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인재상은 해당 분야의 전문능력을 갖추고 본인의 커리어를 사랑하며 동시에 발전시켜 나가려는 의지가 있는 분이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질문일 수 있겠다. 그린랩스에서 일하면 커리어측면에서 도움이 될지
신: 농업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세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농업 관련 커리어가 있다면, 이 변화에 제대로 적응 못하면 도태될 수 있다. 결국 디지털농업으로 가야 한다. 냉정하게 이런 변화를 잘 수용해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그린랩스 뿐이다. 농업 관련 커리어를 유지·발전시키려면 그린랩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자부한다.
IT인력 역시 다르지 않다. 결국 본인이 몸 담은 조직이 빠르게 성장하는 게 개인의 자산이 된다. 이런 이력은 향후에 다른 회사로 이직하거나 다른 일을 할 때 몸값을 높여주는 보증수표다. 농업은 200조원이 넘는 시장인데 현재 제대로 된 경쟁자도 없는 무궁무진한 성장이 가능한 영역이다.
◇리디와 같은 이미 자리 잡은 IT벤처회사와 비교해보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
신: 리디는 이미 밸류가 많이 올라간 회사다. 예비 유니콘으로도 불리는 이런 회사들은 안정적이다. 다만 이런 조직에서 개인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 있다. 그래서 본인이 어떤 커리어를 추구하는가에 따라 선호도가 다를 것 같다. 다만 경쟁의 측면에서는 분명 차이가 있다. 본질적인 일보단 단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허비하는 에너지와 자원 소모가 크다. 그래서 본인의 능력치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산업에서 일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취업을 앞둔 청년들, 혹은 이직을 고려하는 2030 직장인들에게 선배로서 조언을 해준다면
신: 과거 10년의 역사를 보고 의사결정을 내리면 안된다고 말하고 싶다. 무조건 앞을 봐야 한다. 미래를 예측하고 거기에 맞게 직업을 선택하는 게 지금 시대에 맞다고 본다. 세상은 생각보다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구직자나 사회초년생이라면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미래는 길지 않나.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변화의 중심에 본인이 설 수 있는 길’을 선택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그린랩스에 합류하게 된 계기
남: 리디에서 10년 가까이 일했고 올해 4월 그린랩스에 합류했다. 농업 분야의 전문가들을 돕는다는 점이 큰 의미가 있다고 봤다.
사실 우리 일상을 편하게 해주거나 생산성 향상을 통해 불필요한 노동을 줄여주는 기업과 서비스가 이미 많다. 하지만 이러한 편리함은 우리의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지 않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비 IT분야의 전문가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었다. 인터넷이라는 강력한 도구를 이용해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거나 해당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주는 일이 보다 가치 있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린랩스의 개발자로 어떤 일을 하는지
주로 데이터와 관련된 일을 한다. 가령 팜모닝의 스마트팜 서비스를 도입한 농가에는 수많은 센서가 설치됐다. 센서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농작물이 자라기 가장 좋은 최적의 생육 환경을 조성하는데 기여한다.
농업 분야의 정보비대칭 해소도 주요 업무다. 귀농이나 창농을 하려는 초보 농업인들은 전문 지식이 없어 막막함을 많이 느낀다. 농업 전문가들의 도움이나 교육이 필수다. 하지만 농업전문가들이 가가호호 방문하기엔 물리적인 한계가 있고 비용도 많이 든다. 온라인 기반의 컨설팅 및 교육 시스템을 준비중인데, 이는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
◇농업분야에 개발자가 절반이나 있는 이유?
하고 있는 일과 해야하는 일이 모두 IT 기반이기 때문이다. 그린랩스의 스마트팜 솔루션이 타사와 다른 점은 완성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서비스를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형태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IoT 개발자 뿐만 아니라 웹 개발자도 필요로 한다. 또한 전국의 농가에서 수집되는 방대한 센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마이닝(많은 데이터의 유용한 상관관계를 발견하여 실행 가능한 정보를 추출해 내고 의사결정에 이용하는 과정)하기 위해서는 머신러닝 엔지니어도 필요하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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