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서비스는 하나도 달라지지 않는데 밤을 지새워 노력해 만든 작품에 대한 수익이 이전보다 줄어든다면 그것이 어떻게 공정하고 공평한 분배라 할 수 있겠습니까.” (성인규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회장)
17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인앱결제(In-App payment·IAP) 정책과 관련해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 창작자들 사이에서 창작 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앱결제로 수수료가 30%로 높아지면 그 부담 중 일부를 창작자들이 짊어지게 돼 결국 수익이 줄어들고 창작 의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글은 내년부터 자체 결제시스템인 인앱결제를 게임 외의 모든 디지털 콘텐츠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구글 앱마켓인 플레이스토어에 새로 등록하는 앱은 당장 내년 1월20일부터, 기존 앱은 10월부터 인앱결제가 의무 적용된다. 게임 앱의 경우 기존에도 인앱결제를 적용하고 있어 별다른 변화는 없지만 웹툰·웹소설 같은 디지털 콘텐츠는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그동안 인앱결제 수수료 대상이 아니었지만 새로운 적용범위에는 포함되기 때문이다.
네이버 웹툰·시리즈, 카카오(035720)페이지 같은 각 플랫폼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창작업계에서도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웹소설산업협회와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는 최근 잇달아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회에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 통과를 요청했다. 이들은 “작가들은 앱 수수료를 뗀 매출을 각 플랫폼, 출판사, 에이전시와 계약 비율에 맞춰 나누고 있기 때문에 작가들이 받을 금액이 줄어들 수 있다”며 “작가 수익보다 구글 수수료가 더 높아지는 기형적인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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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콘텐츠제공업체(CP) 대표는 “국내에 웹툰·웹소설을 제작하고 공급하는 CP나 에이전시가 1,300곳이 넘는데 구글 인앱결제로 수수료가 30%가 될 경우 그 타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며 “현재는 전체 매출의 5% 수수료를 제하고 플랫폼·CP·작가가 수익을 배분하지만, 구글 정책대로 수수료가 30%가 되면 많은 CP와 창작자들의 수익은 확연히 줄고 중소형 CP들은 존폐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결국 작품 구매료 인상분이 독자들에게 전가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은 웹툰과 웹소설이 신(新) 한류 콘텐츠로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데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 웹소설 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100억원에서 지난해 5,500억원 규모로 급속 성장했다. 웹툰 시장은 2010년 1,000억원 규모에서 10년 만에 10배 규모로 커져 올해 1조원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콘텐츠 플랫폼 브랜드 ‘라인망가’와 ‘픽코마’를 앞세워 세계 1위 만화 콘텐츠 시장인 일본에서도 웹툰 1, 2위를 다투고 있다.
손병태 한국웹소설산업협회 협회장은 “이제 막 우리 지적재산권(IP)이 세계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상황에서 구글의 정책은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글로벌 사업자의 횡포”라며 “경쟁력 확보를 위해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구글 수수료 부담으로 신규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자연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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