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2일 재개한 8대 소비쿠폰 지급을 코로나19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중단하지 않고 비대면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총괄조정관은 “외식·숙박 쿠폰과 관련해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이라든지 확산세 등을 고려해 배달 등 비대면 활용을 유도하는 부분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 같은 방안은 내수경기가 바닥인 상황에서 소비쿠폰 발급 중단이 내수경기를 더욱 얼어붙게 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가장 피해가 큰 업종으로 분류되는 숙박음식업 취업자는 올 9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2만7,000명이나 줄어드는 등 타격이 상당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2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 겸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경기회복·고용회복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역시 소비 진작”이라며 8대 소비쿠폰 재개의 영향을 직접 언급한 것 또한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자영업자들은 8대 소비쿠폰 발행 등의 정부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느낄 만큼 경기가 좋지 않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내년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민간소비 부진을 이유로 두 달여 만에 3.1%로 낮췄다. KDI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우리나라 민간소비 증가율은 -4.4%를, 올 하반기 증가율은 -4.3%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민간소비 증가율(1.7%)과 비교하면 하락폭이 두드러진다.
기재부 또한 13일 ‘최근경제동향 11월호’를 통해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두 달 연속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일일 확진자 수가 이날 300명을 넘어선 만큼 향후 나올 경제보고서에는 보다 강한 경기침체 경고가 나올 것이 확실시된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결국 사회적 거리두기가 몇 단계까지 상향될지 여부가 향후 내수경기 추이를 가늠하는 관건이 될 것”이라며 “국민들이 코로나19에 대해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긴 만큼 내수 위축이 급속히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소비쿠폰용 예산을 다른 형태로 사용하는 방법도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세종=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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