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4분기 국내 시가총액 상위 50개 중 23개 기업이 시장 컨센서스를 10% 이상 웃도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깜짝 실적 종목군의 평균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컨센서스 대비 실제 영업이익)’은 49.3%이며 삼성생명(477.5%)을 제외하고 산출할 경우에는 29.8%다. 50개 기업 중 11곳은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이 0% 이상 10% 미만인 준수한 성적표를 내놓았고 당초 전망치를 밑도는 기업은 16곳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 우려가 유독 컸던 디스플레이·화학·철강 등 경기민감업종이 완연한 실적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초과 달성률을 기록했다. 지난 3·4분기 LG디스플레이(034220)는 시장 추정치(754억원)를 2배 이상 웃도는 1,64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비대면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늘고 중국 광저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이 가동된 효과가 반영됐다. 글로벌 경기 정상화와 원료 가격의 약세 현상 지속에 힘입어 롯데케미칼(011170)의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은 55.6%에 달했다. 2·4분기 사상 첫 적자(별도기준)를 기록하며 충격을 줬던 포스코도 ‘깜짝 실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자동자·조선 등 전방산업의 철강 수요가 되돌아오면서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기대치 대비 34.7%로 선전했다.
비대면 국가대표 네이버(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의 영업이익도 예상치를 각각 6.4%, 4.2% 웃돌면서 주가 거품 논란을 실적으로 불식시켰다.
이번 기업의 실적 호전은 실적 상향 조정을 거듭하던 와중에 기록한 것이라 의미가 있다는 진단이다. 올 상반기 기업의 호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낮아진 이익 레벨을 충족한 성과였지만 3·4분기 전망치는 9월 이후 상향 조정이 반복되면서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킨 결과라는 설명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 3·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는 일부 업종에 편중되지 않았다”면서 “전망치가 꾸준히 상향돼왔다는 점에서 상반기와는 결이 다른 ‘진정한 서프라이즈’”라고 평가했다.
다만 정유 업계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증권 업계는 S-OIL과 SK이노베이션이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영업손실을 내면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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