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을 강행했던 주디 셸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후보가 17일(현지시간) 상원 인준 표결 통과에 실패했다. 공화당 내에서 인준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있는 데다 의원 일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에 따른 격리 조치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해서다.
CNBC에 따르면 셸턴 후보의 인준안 표결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절차인 토론종결 투표가 이날 상원 본회의에서 찬성 47명, 반대 50명으로 부결됐다. 현재 상원 의석 분포는 공화당 53석, 무소속을 포함한 민주당 47석으로, 공화당 의원들이 모두 찬성하면 토론종결 투표를 포함해 인준안도 통과가 가능하다.
문제는 셸턴 후보가 ‘금본위제’를 지지하는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드 인사’로 지목되면서 공화당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금본위제란 달러와 금의 가치를 연동하는 고정환율제로, 1970년대에 폐지된 바 있다. 이 때문에 공화당 소속의 밋 롬니, 수전 콜린스, 러마 알렉산더 의원 등 3명은 인준 반대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들 3명을 제외한 나머지 50명의 공화당 의원이 찬성할 경우 50대 50 동수고, 이 경우 상원의장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인준안이 가결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코로나19 자가격리로 인해 공화당 소속의 척 그래슬리와 릭 스콧 의원이 투표에 불참하면서 결국 투표는 부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셸턴 후보의 인준 절차 차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 중앙은행 이사를 재구성하려는 동력에 타격을 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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