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매대 풍경이 바뀌었다. 고기, 생선 등을 담는 스티로폼 트레이는 무광택 소재로 교체됐고 구석구석 찾아볼 수 있었던 비닐봉지(비닐롤백)는 크기가 작아진 동시에 유해가스 배출이 없는 소재로 변경됐다. 비치된 비닐롤백의 크기를 줄이자 연간 축구장 4,000개 이상을 덮을 수 있는 면적의 비닐이 줄었다.
18일 유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9월 말 무지개방울토마토 상품 포장을 종이 재질로 변경해 테스트 운영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보완된 친환경 패키지를 도입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대형 마트에서 일시적으로 과일 포장에 종이 재질을 도입한 적은 있지만, 과일 품목을 정해 이를 종이 포장으로 완전히 바꾸는 것은 이례적이다. 비교적 수분이 적은 토마토를 시작으로 귤 등으로 과일 종이 포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과일 품목을 종이 포장으로 바꾼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무지개방울토마토는 연간 10만개 이상 팔리는 인기 품목으로, 이를 대체할 경우 플라스틱 사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가 플라스틱 감축을 위해 동참한 ‘플라스틱 프리 투모로우(Plastic free tomorrow)’ 캠페인이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2019년 4월 ‘지구의 날’을 맞아 환경부와 함께 시작한 이 캠페인은 플라스틱 직접감축을 비롯해 회수, 교육, 기부 등 간접감축 활동까지 포함한다.
이마트는 매대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비닐롤백과 랩, 스티로폼 트레이 줄이기에 나섰다. 매장 내 비닐롤백 사이즈를 기존 35cm·45cm에서 30cm·40cm로 줄였다. 작은 변화지만 비닐롤백 사용량은 지난해 2017년 대비 71% 줄었다. 이를 면적으로 환산해 보니 2017년 축구장 5,815개 면적에서 지난해 1,665개로 4,150개의 축구장 만큼의 비닐이 줄었다. 상품을 포장하는데 쓰이는 스티로폼 트레이도 무색·무코팅 친환경 소재로 바꿨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등 자체 브랜드 음료수의 라벨을 쉽게 떼어낼 수 있도록, 페트병에 사용되는 라벨 접착제를 수용성 물질인 열알칼리성 분리접착제로 바꿨다.
이마트 이용객들의 친환경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활동도 진행됐다. 이마트가 직접 만든 캐릭터 ‘투모’가 그려진 장바구니를 제작해 대여해주는 서비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마트 점포뿐 아니라 전통시장으로도 대여 서비스를 확대한 결과 지난 한 해 동안 85개 전통시장에 약 7만장의 장바구니가 보급됐다.
이마트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리사이클로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에도 나섰다. 이마트는 지난 5월 말 해양환경공단, P&G, 테라사이클과 ‘해양플라스틱 감축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올 들어 리사이클링을 통해 탄생한 수레형 쇼핑카트 1만3,500개를 고객들에게 배포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친환경 의류도 인기다. 이마트의 자체제작(PB) 의류브랜드 ‘데이즈’는 폐페트병 등 폐기물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의류를 세계자연기금(WWF) 한국 본부와 손잡고 9월부터 판매했다. 이번 콜라보 의류 중 4개 품목은 폐페트병, 버려지는 원사 등 폐기물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원사로 제작된 친환경 의류다. 인기를 끈 경량 패딩 베스트에는 6개의 폐페트병이 재활용됐다. 기획 물량 2만벌을 환산하면 총 12만개의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것이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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