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2,00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 2018년 1월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후3시 현재 1비트코인 가격은 2,013만원(1만8,21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보다 7.26%(136만3,000원) 올랐다.
비트코인 가격이 2,000만원을 넘은 것은 2018년 1월14일 이후 처음이다. 2017년 12월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광풍이 불며 대장 격인 비트코인 가격은 2,000만원을 넘었고 2018년 1월에는 2,50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후 정부의 규제 움직임과 거품 논란이 커지면서 거래량이 줄고 급락하면서 그해 12월에는 300만원대까지 추락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던 가격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3월 중순 바닥을 찍고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무려 60% 가까이 급등했다.
최근의 가격 상승세는 3년 전과는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일단 코로나19 확산 이후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전 세계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유동성 공급을 늘리면서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달러 약세를 보이면서 대체 안전자산으로 비트코인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페이팔이 디지털 자산 구매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비트코인 사용을 허용하자 가격이 상승 탄력을 받았다. 기관투자가들도 비트코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등 호재가 더해지자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최고가 경신을 향해 다시 달리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유동성 공급 속에 화폐가치의 하락, 달러 약세가 겹치면서 강세를 보였다”며 “여기에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면서 주식 양도세 인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것도 디지털자산 시장의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단기 급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지만 과거와 다를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그때와 다르기 때문이다. 한 연구원은 “씨티그룹의 경우 비트코인이 1970년대 금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제도권 편입과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시장 진출을 감안할 때 2017년과는 다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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