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가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의 소득격차 확대로 이어졌다. 정부의 재난지원금과 실업급여 등이 포함된 이전소득이 전체 소득을 다소간 끌어올렸지만, 지속가능한 소득이 아니라는 점에서 소득 양극화가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은 올 3·4분기 가계소득 조사결과 가구당 월 소득은 530만 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늘었다고 19일 밝혔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각각 1.1%와 1.0%씩 감소한 반면 정부 재정이 투입된 이전소득이 17.1% 늘어난 결과다. 이번 3·4분기 근로소득 감소율은 지난 2003년 관련 조사 이래 3·4분기 기준 가장 낮다.
소득 계층별로 보면 양극화가 더욱 심해졌다. 소득 1분위(하위 20%)의 월 소득은 163만7,000원으로 1.1% 줄어든 반면 5분위(상위 20%) 소득은 2.9% 늘어난 1,039만7,000원을 기록했다. 항목별로 보면 소득 1분위의 근로소득은 55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줄어든 반면 5분위 근로소득은 743만8,000원으로 0.6% 줄어드는데 그쳤다. 소득 1분위의 사업소득은 27만6,000원으로 8.1%줄어든 반면 5분위의 사업소득은 194만4,000원으로 되레 5.4% 늘었다.
정부가 4차 추경으로 편성한 아이돌봄자금 등의 혜택도 가구원 수가 많은 소득 상위 계층에 집중 됐다. 소득 1분위(가구원 수 2.38명)의 이전 소득은 76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반면 소득 5분위(가구원수 3.53명)은 64만9,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1%나 늘었다.
이에 따라 1분위와 5분위간의 소득격차를 보여주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4.88로 전년 동기 대비 0.22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기초연금 등 공적이전소득을 제외한 ‘시장소득 5분위 배율’은 8.24로 전년 동기 대비 1.04포인트 늘었다.
정부의 재정 투입이 없었다면 1분위와 5분위 간의 소득이 8배 이상 차이 난다는 뜻이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이번 소득격차는 1분위와 5분위간의 근로소득 격차가 커진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제조업이나 도소매업 등에서 경기부진 지속되면서 근로소득 및 사업소득 감소하며 전체 총 소득 상승이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세종=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