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크리에이터 ‘도티’가 창업한 유튜브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샌드박스가 500억원 규모 시리즈D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평가받은 기업가치만 3,000억원 수준으로 지상파 방송사 SBS(034120) 시가총액에 근접한 수준이다.
20일 샌드박스는 500억원 규모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펀딩에서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3,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일 기준 SBS 시가총액 3,6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번 투자는 NVC파트너스를 비롯해 넥슨코리아, 산업은행, 스틱벤처스, 삼성벤처투자 등 신규 투자사들이 참여했다.
샌드박스는 2015년 구글코리아 출신인 이필성 대표와 유튜브 크리에이터 출신 ‘초통령’ 도티가 창업한 국내 MCN 스타트업이다. 지난 7월 중소벤처기업부와 기술보증기금이 지정하는 예비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번 투자로 누적 투자액은 900억원에 달한다.
이번 투자 유치로 샌드박스는 가장 고민거리인 콘텐츠 제작 역량을 높일 전망이다. 회사 측은 △크리에이터 및 IP 대상 투자확대 △데이터 기반의 매니지먼트 솔루션 강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확대 △중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 △광고 및 커머스 사업 고도화 △업계 내 우수 인력 채용 등에 더욱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콘텐츠 제작 인력 확충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샌드박스는 최근 우수 콘텐츠 제작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엔 조정현 전 넥슨콘텐츠 사업팀 팀장이 샌드박스에서 퇴사하는 등 인력이 유출되고 있다.
샌드박스는 유튜브 성장세에 매년 가파른 실적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6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 성장했다. 다만 그만큼 유튜브 크리에이터에게 떼주는 비용도 높아지고 있다. 외주용역비도 같은 기간 141% 증가한 52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78억원 영업손실을 보였다.
이현석 스틱벤처스 수석심사역은 “샌드박스의 가파른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 추세, 그리고 MCN 기업 중 가장 고도화된 사업모델에 주목했다”며 “디지털 콘텐츠시장 확대로 인한 매출성장과 사업역량 발전에 따른 이익율 개선을 바탕으로 향후 지속적인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샌드박스엔 도티, 유병재, 함연지, 장삐쭈 등 410여 팀의 크리에이터가 소속돼 있다. 창사 5년 만에 약 1억7,000만명의 구독자와 월 평균 영상 조회수는 26억회 정도다. 최근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커머스 연계 등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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