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주변국 외교의 교착 상황을 우려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추파를 던지고 있다고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닛케이는 이날 ‘한국, 대일 관계 개선 추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김진표 한일의원연맹 회장 등이 일본을 방문해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회담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신문은 문재인 정부가 적극적으로 한일관계 개선에 나서기 시작한 배경에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의 대선 승리가 자리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부통령으로 재직한 바이든 당선인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중재한 바 있다. 또 바이든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비해 동맹 중시 외교를 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측은 한일관계가 악화된 상태를 방치할 경우 바이든 행정부에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신문은 주장했다.
아울러 북미 관계 전망도 불투명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시기도 불확실한 상황이라는 점 등을 들며 주변국 외교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서울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문 정부는 외교 고립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가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을 대화에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도 내비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7월 도쿄올림픽 때까지 한일 갈등 현안인 일제 징용 노동자 문제를 봉합하자는 김진표 회장의 제안도 그런 맥락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닛케이는 “일본으로서는 전 징용공(일제 징용 노동자) 문제의 단순한 보류는 논외”라며 징용 문제를 도쿄올림픽 때까지 동결하자는 한국 측의 안에도 “일본 측은 간단히 응할 수 없는 상황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법원에서 징용 배상 소송과 관련한 일본 기업 자산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다음 달 9일에는 일본제철 소송에서, 같은 달 30일에는 미쓰비시중공업 소송에서 각각 자산 압류와 관련한 서류가 기업 측에 도착했다고 간주하는 공시송달 효력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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