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용대출 속도 조절을 주문한 이후 은행권이 잇달아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NH농협은행은 20일부터 대표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추가로 축소하기로 했고 우리은행은 다음주부터 직장인·전문직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한도를 최대 1억원으로 낮춘다. 신한·KB국민·하나은행은 앞서 지난 9~10월 신용대출 한도를 내려 잡았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이날부터 비대면 전용상품인 ‘올원 직장인대출’과 ‘올원 마이너스대출’의 우대금리 최대폭을 기존 0.5%에서 0.3%로 0.2%포인트 축소한다. 기존에는 급여이체를 월 50만원 이상 할 경우 우대금리를 0.2%포인트 줬지만 이를 0.1%포인트로 줄이고 신용등급 1~3등급일 경우 적용했던 0.1%포인트 우대금리는 아예 없앴다. 농협은행이 이 두 상품의 우대금리를 축소한 것은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우리은행도 주요 마이너스통장 최대 한도를 1억원으로 일제히 낮춘다. ‘우리주거래직장인대출’과 ‘우리WON하는직장인대출’의 한도는 기존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전문직 전용 대출인 ‘우리스페셜론’의 한도는 기존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아진다. 축소된 한도는 영업점에서는 20일부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비대면 채널에서는 23일부터 적용된다.
협약기업체 임직원 대상 대출인 프라임 파워론(PPL)도 최대 한도가 1억원으로 일괄 적용된다. 기존에는 기업별로 한도가 달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존 한도가 1억원 이상이었던 경우 만기 연장 시 한도가 유지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고소득·고신용자의 거액 신용대출을 겨냥해 증가세를 억제할 것을 주문한 이후 은행권은 일제히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한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달 19일부터 별도 한도를 두지 않았던 전문직의 마이너스통장(유동성 한도대출)에 최대 한도 1억원을 신설했고 하나은행도 ‘컵라면 대출’로 인기를 끌었던 ‘하나원큐’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지난달 8일부터 2억2,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대폭 줄였다. 국민은행도 9월말부터 전문직 대출 마이너스통장 최고한도를 기존 1억5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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