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 사들인 주식 규모가 5조4,000억원에 달해 7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 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4,264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2013년 9월 7조6,362억원을 기록한 이래 7년 2개월 만에 가장 많은 금액이다. 12월이 되려면 아직 6거래일이나 남은 상황인데도 월별 외국인 순매수액으로는 역대 4번째로 많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15거래일 동안 하루(4일)을 제외하고 줄곧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다. 특히 지난 15일부터는 12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기록 중이다. 이 같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이달 들어서만 12.6%가 상승했다. 지난달 말 2,267.15로 마감했던 코스피가 지난 20일에는 2,553.50까지 치솟은 것이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1월과 7월을 제외하고는 순매도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이달 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국내 증시에 매수세가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약달러 기조가 강해지고 글로벌 교역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트럼프 행정부에서 소외 받았던 신흥국 증시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한국 기업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도 기업들의 체력과 증시 회복이 빨라 더욱 관심이 높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증권가는 외국인 매수세가 이달 남은 기간까지 이어진다면 2013년 9월에 기록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을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외국인은 2013년 8월 23일부터 10월 30일까지 무려 34거래일간 코스피를 순매수하는 ‘바이코리아’를 이어간 바 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가 가파르게 오른 경향은 있지만 한국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계속 기대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어느 정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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