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오전 열린 주요 20개국(G20)의 화상 정상회의 도중 대선 불복에 관한 트윗을 올리는가 하면, 자리를 이석하고 골프장으로 이동해 미 언론의 눈총을 샀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화상회의 때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9분가량 개회사를 하는 동안 책상 위의 무언가를 응시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사우디 국왕의 개회사가 끝나가는 순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는 “우리는 대규모의 전례 없는 (투표) 사기를 보여줄 것”이라며 대선 패배가 부정선거 결과라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장남의 상태에 관한 트윗도 올렸는데, G20 정상의 비공개 논의가 이뤄지던 시점이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발언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의 낮은 실업률과 수요 급증을 자찬하면서 “경제적으로나 전염병 대처에 있어 임기 동안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또 바이러스 억제 수단으로서 봉쇄를 거부하라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선 백신 공유 문제가 주된 의제로 다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희망하는 미국인이 모두 백신을 맞을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다른 나라, 특히 빈곤국과 공유할 필요성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AFP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상황에 대해 어떤 것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각국 정상에게 “여러분과 함께 일한 것은 영광이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함께 일하길 고대한다”라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을 대참시킨 뒤 자리를 떴고, 이후 버지니아주의 한 골프장으로 향했다. 그는 지난 3일 대선 이후 주말마다 골프장을 찾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열리는 이틀째 G20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전날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화상 정상회에 2017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이를 놓고 대선 패배에 불복하며 공개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국정과 외교도 챙기고 있다는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G20 회의는 내년 1월 20일까지인 재임 기간 다른 국가 정상들과 함께 만나는 마지막 다자 무대가 될 것이라고 CNN은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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