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0원대로 내려가자(원화 강세·달러 약세) 달러 예금이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자산가, 해외 유학생을 둔 부모, 기업들이 ‘달러가 쌀 때 사두자’며 달러 보유를 늘린 결과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19일 현재 527억800만달러로 달러예금 통계가 작성된 201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서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10월 말(526억 2,800만달러) 수치를 다시 경신했다. 일자별로 보면 환율이 달러당 1,110원에 마감되며 2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11일에는 잔액이 553억 2,600만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이는 ‘달러가 쌀 때 사두자’는 개인·기업의 심리가 작용한 결과다. 유학생 자녀, 주재원 가족을 둔 가정은 꾸준하게 달러를 송금해야 해 달러가 쌀 때 사두는데, 이번에 환율이 급락하자 달러 보유를 늘렸다는 게 은행권 설명이다. 또 개인 중 투자 목적으로 환차익을 노리고 달러 예금에 뭉칫돈을 넣은 경우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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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경우 수입대금 등 결제 자금 지급을 위해 달러예금 잔액을 늘려가는 모습도 보인다고 은행권은 설명했다. 아울러 하반기 우리 수출이 다소 회복되며 한국 기업의 달러 계좌에 수출 대금이 많이 들어와 있는 것도 달러 예금이 증가한 이유로 풀이된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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