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이 23일 열린다. 이 부회장이 법정에 출석한 가운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중간평가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는 이날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의 속행 공판을 연다. 최근 재판이 다시 시작된 이래 두 번째 공판이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 절차 갱신에 따른 서증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증조사란 재판과정에서 검사 또는 피고인측이 어떤 증거물로 문서를 제출했을 때 그 문서를 증거로서 조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재판이 중단된 사이 재판부 구성원이 변경돼 공판 절차가 갱신됐는데, 박영수 특별검사팀(특검)이 서증조사를 다시 진행하겠다고 요청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평가할 전문심리위원의 의견의 공개 여부도 관심사다. 재판부는 오는 30일 공판에서 전문심리위원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했지만, 위원 3명 중 1명인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이 최근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강 전 재판관의 의견서는 준법감시위에 대한 평가가 아닌 평가 절차나 방법에 관한 의견을 담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고 청탁하고 그 대가로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이 부회장의 혐의 일부를 유죄로 보고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고, 항소심은 1심에서 유죄로 본 액수 중 상당 부분을 무죄로 보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8월 2심에서 무죄로 본 일부 금액도 유죄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은 올해 1월 중단됐다. 재판부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실효성 여부를 이 부회장의 양형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히자 이에 특검이 반발해 재판부 변경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법원이 지난 9월 특검의 재판부 기피신청을 기각하면서 재판이 재개됐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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