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2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운 가운데 일본과 대만 증시도 역사적 고점을 넘어서는 등 최근 아시아 증시도 달아오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과 미국 대통령 선거 불확실성이 일부 걷히면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확산하자 글로벌 자금들이 아시아 증시로 몰리는 모습이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대만 자취엔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8% 오른 1만3,878.01에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다시 한 번 갈아치웠다. 대만 증시는 이미 지난 18일 역사적 고점을 넘었다. 이날 대만의 첫 번째 반도체 회사로 알려진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가 9.98% 급등하고 ESMT도 10% 가까이 급등하는 등 국내 증시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기업들이 최고치 경신의 가장 큰 힘이었다. 삼성전자와 자주 비교되는 TSMC도 이날 1.74% 오르며 최근 강세를 이어갔다.
중국 증시도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09% 상승한 3,414.49에 마감했다.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홍콩 증시도 오름세를 타며 2만7,000선에 육박했다. 이달 들어 상하이지수는 6%, 항셍지수는 10% 가까이 상승할 정도로 강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지난 20일 일본 증시는 소폭 하락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42% 하락한 2만5,527.37에 장을 마쳤다. 닛케이225지수는 이미 이달 17일 2만6,014.62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3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닛케이225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11.1% 상승 중이다. 아시아 증시에서는 국내 코스피지수(14.8%)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아시아 중에서도 특히 신흥국 증시가 이달 들어 특히 강세를 보이는 것은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미 대선 이후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아시아 신흥시장으로의 자금 유입도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중국의 경우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미 대선 승리로 중국과의 무역 갈등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글로벌 자금이 집중되고 있으며 반도체 산업 중심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과 대만의 경우 경제활동 정상화에 따른 수출회복 기대감과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오른 측면이 부각되면서 자금 유입이 활발했다. 서영재 KB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대선 승리 후 다자무역주의에 대한 기대감에 중국으로의 자금 유입이 활발했다”며 “한국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신흥국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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