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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화이자 백신 90% 선구매...美 "내년 5월 집단면역"시간표도

<K방역 자랑하더니 ‘백신 후진국’ 되나-美·英 등 내달 백신 접종 시작>

스페인도 내년1월부터 접종 개시

백신 물량 확보 못한 개도국들은

'70% 효과' 아스트라제네카에 기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미국은 내년 5월께 ‘집단면역’이 달성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청사진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화이자 백신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개발도상국들은 아스트라제네카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당장 영국은 다음달 1일부터 화이자 백신 접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2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는 영국이 이르면 이번주 화이자 백신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보건서비스(NHS)에 오는 12월1일 접종 개시를 준비하라는 지침이 내려갔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영국은 미국보다 앞서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는 국가가 된다. 영국은 화이자와 3,000만회분의 백신 계약을 맺었다.

영국은 내년 4월까지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요양원 입소자와 노인 등 고위험군과 의료인력들부터 시작해 1월 말이면 일반 18세 이상 성인에게도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은 백신 접종을 서두르면서 코로나19 억제 조치는 완화하고 있다. 잘 지켜지지 않는 자가격리 규정을 없애는 대신 대규모 검사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미국은 이르면 다음달 11일부터 자국민들에게 화이자 백신 접종을 개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다음달 10일 자문위원회 회의를 열어 긴급사용승인 신청 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은 내년 5월께 ‘집단면역’을 이뤄내겠다는 시간표도 제시했다. 미국 정부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총괄하는 ‘초고속 작전’팀의 최고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는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인구의 70% 정도가 면역력을 갖는다면 집단면역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 계획에 따르면 내년 5월쯤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집단면역을 달성하면 바이러스의 광범위한 추가 확산을 걱정할 필요 없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외 다른 유럽 선진국들도 최대한 빨리 백신 접종에 나설 방침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안에) 유럽에서 백신 승인이 날 것이라고 보는 낙관적인 이유가 있다”며 다음달 중순까지 접종 개시를 준비할 것을 주 정부들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내년 초 백신 접종에 나선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내년 1월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며 백신 접종소 1만3,000곳을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은 최대 3억회분의 화이자 백신을 공급받기로 계약한 상태다.

1억2,000만회분의 화이자 백신을 계약한 일본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접종 시간표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내년 상반기까지 모든 국민에게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나 의료종사자에게 우선적으로 접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EU·일본 등 주요국이 화이자가 내년까지 공급할 수 있다고 밝힌 13억5,000만회분 중 약 90%를 선구매해 개발도상국에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신흥국들은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공동 개발 중인 백신의 예방효과가 임상 3상 중간결과 평균 70%로 확인됐다고 22일 발표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만3,00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한 그룹은 첫번째 접종에서 1회분의 절반 용량만을 주사하고 두번째엔 1회분 전체 용량을 투약한 결과 90%의 예방 효과가 나왔다. 반면 두 번 모두 전체 용량을 투약한 그룹의 경우 면역 효과가 62%에 그쳤다. 이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예방 효과는 평균 70%라는 결과가 나왔다. 화이자 백신(95%), 모더나 백신(94.5%)에 비해 예방률이 떨어지나 상용화에는 충분한 수준이다.

영국 리서치 업체 에어피니티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32억회분의 백신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50개 이상의 저소득 및 중간소득국가들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것으로 에어피니티는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세계 인구 대다수가 사는 개발도상국들에서 공급받을 백신 수량의 40%를 아스트라제네카가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미국 다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인도에서는 자체 개발한 백신으로 접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르시 바르단 인도 보건장관은 “우리가 만든 백신이 앞으로 1~2개월 안에 3단계 실험을 완료한다”면서 내년 7월까지 2억~2억5,000만명의 인도인을 접종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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