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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의료 AI 스타트업 루닛, 해외 SI로부터 300억 유치 추진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와 접촉

전략적 사업 관계 구축 목적

'AI 의사' 제도 정립에 IPO 봇물

루닛인사이트의 흉부 엑스레이 판독 장면./루닛 홈페이지




인공지능(AI) 기반 의료 스타트업인 루닛이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들로부터 3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나섰다. 최근 ‘AI 의사’에 대한 제도가 정립되자 관련 기업들 역시 분주하게 자본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루닛이 해외 의료기기 업체 등 전략적 투자자(SI)를 대상으로 약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후속 라운드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초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루닛은 지난해 말 기존 투자사이자 중국계 벤처캐피털(VC)인 레전드캐피탈을 비롯해 인터베스트·IMM인베스트먼트·카카오벤처스·신한금융투자·NH투자증권·LG CNS로부터 300억원의 시리즈C 투자를 받았다. 누적 투자 금액은 약 590억원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자금 유치의 목적이 자본 확충이 아니라 전략적 사업 관계 구축이기 때문에 투자자를 엄선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예상했던 것보다 일정이 미뤄지기는 했지만 비교적 순항하고 있는 편”이라고 전했다.

지난 2013년 설립된 루닛은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의료 AI 스타트업이다. 흉부 엑스레이·유방 촬영을 AI 알고리즘이 분석해 크기가 작거나 다른 장기에 가려져 있어 놓치기 쉬운 병변·종양이나 판독하기 어려운 기흉·결핵·폐렴과 같은 주요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도록 돕는 소프트웨어인 ‘루닛인사이트’를 개발·판매한다. 특히 한국인 사망률 1위인 폐암은 조기발견 시 생존율이 64%에 달하지만 국내 조기 진단 비율은 20.7%에 불과하다. 조직 검사 영상에서 암의 기질과 상피조직·림프구를 발견하고 면역 항암제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루닛스코프’ 역시 주요 제품이다.



루닛은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인 GE헬스케어와 후지필름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글로벌 의료 영상 산업 판로의 약 40%를 확보했으며 현재 세계 20여개국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 연말 기준 국내 흉부 엑스레이 촬영 건수의 5% 이상이 루닛인사이트로 분석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한병리학회가 ‘디지털병리 가이드라인 권고안’을 발표하자 의료 AI 시장 상용화에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회색 지대였던 AI 의료 기술의 제도에 대한 기준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에 관련 기업들도 발 빠르게 자본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엑스레이로 뼈 나이를 판독하는 회사인 뷰노는 최근 거래소 상장 심사를 통과했으며 딥러닝 기반 의료 진단 솔루션을 개발하는 딥노이드도 조만간 기업공개(IPO)에 나설 예정이다. 루닛 역시 2018년 NH투자증권을 상장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김기정기자 about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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