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과 달러화 약세 등으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심리가 확산되면서 한국, 인도 등 신흥시장 투자 펀드에 지난주 사상 최대의 자금이 유입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주 이머징마켓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에 사상 최대 규모인 108억달러(약 11조9,600억원)가 들어왔다고 보도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과 인도의 주식, 멕시코 국채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고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집계했다.
이 같은 자금 흐름은 올 들어 코로나19 확산과 글로벌 경제 침체 우려로 신흥국 시장이 외면받던 상황이 반전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WSJ은 진단했다. 미국 금융서비스 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 3~5월 이머징마켓에서는 7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진전을 보이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것이 최대 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투자심리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12% 가까이 오른 반면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주식을 추종하는 MSCI지수의 경우 거의 움직임이 없었던 만큼 가격적인 매력도 부상하고 있다.
픽텟 애셋 매니지먼트의 샤니엘 람지 펀드매니저는 “혹독한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한 브라질, 멕시코, 인도 등에 백신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들 나라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최근의 달러화 약세는 원유, 금속 등 자원 보유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등 신흥국의 수출 증가와 함께 이들 국가의 통화가치 상승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는 이머징마켓 펀드는 순유출을 기록중이지만 이 역시 순유입으로 바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람지 매니저는 “환차익과 자산가치 상승의 결합은 이머징마켓에 대한 선호도를 높일 것이며 이같은 트렌드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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