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 경제가 3%대로 성장하고 수출도 두 자릿수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올해 역성장을 거둔 데 따른 기저 효과 영향이다.
국책 연구 기관인 산업연구원은 25일 발간한 ‘2021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산업연구원은 내년에도 코로나19가 지속해 불확실성이 이어지겠지만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는 만큼 세계 경기가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2%로 제시했다. 특히 올해 코로나19로 마이너스 성장을 한 만큼 기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로 올해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았던 탓에 경제가 살아나는 듯한 착시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이날 올해 GDP 성장률을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영향으로 지난 6월 전망보다 1%포인트 낮춘 -0.9%로 제시했다.
산업연구원은 또 내년 수출이 11.2%로 두 자릿수 증가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역시 올 10월 수출이 -3.6%를 기록해 직전인 9월 7.6% 증가한 것에서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올해 수출 실적 저조에 따른 기저 효과가 가장 큰 원인이다. 산업연구원은 또 이르면 연내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시작돼 코로나19 영향이 다소 줄어들고 각국이 경기 부양책을 펼치는 만큼 상품 구매를 늘려 한국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내년 수입은 올해 대비 약 9.6% 증가하고 무역 흑자 규모는 올해보다 늘어난 약 521억 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 반도체와 자동차·정유 등 12대 주력 산업은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 수요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경기가 올해보다는 회복되겠지만 코로나19가 더욱 불씨를 당긴 자국 산업 보호 기조 등이 장애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12대 주력 산업의 수출은 올해보다 10.6% 증가하는 가운데 정유(17.6%), 자동차(15.2%), 석화(12.2%) 등이 올해 대비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 통신 기기(9.9%), 반도체(13.1%), 이차전지(5.7%)는 지속적인 수요 확대에 힘입어 올해와 더불어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반 기계(6.3%), 철강(7.7%) 등은 중국 등과의 경쟁으로 증가 폭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에도 기업 경영 여건은 여전히 좋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 등 신흥국의 도전 심화, 4차 산업혁명 및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에 따른 신산업 출현, 글로벌 가치 사슬 변화 등에도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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