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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내려고 죽을때까지 일할 판…종부세 폭탄에 '부글부글'

<세금 고지서에 들끓는 민심>

‘퇴직자는 거주 자유 없습니까’

靑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 올라

온라인 커뮤니티서도 불만

1주택자들 “정부 원망스럽다”

서울 서초구 일대 아파트 전경.




종합부동산세 폭탄이 현실화되면서 민심이 심상치 않다. 특히 실거주 중인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하고 있는 1주택자를 중심으로 “은퇴한 사람은 강남에 살지 말라는 것이냐”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강북권에서 종부세 고지서를 받은 집주인들은 “강남권 자산가들은 20억 원에 전세 사는데, 이들은 셋집에 산다는 이유로 세금을 안 내는 것이 조세 정의냐”라고 비판하고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한동안 사라졌던 ‘조세 저항’에 나서자는 글들도 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세금이 고지된 후 ‘종부세, 퇴직한 사람은 거주의 자유도 없습니까’라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은퇴자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퇴직자는 강남에 살 수 없나요. 은퇴하고도 종부세 납부하려고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합니까”라고 물었다. 이어 “강남에 아파트 하나 가지고 있으면 적폐입니까. 취득세·재산세를 납부하고 있고 또 집을 팔 때 양도소득세를 납부하고 있는데 왜 종부세까지 이렇게 많이 내야 합니까”라고 항변했다.

청원인은 또 “몇 년 전에 아파트값이 몇 억 빠졌을 때 국가에서 보전을 해줬느냐. 강남 사는 사람은 투기꾼이 아니다”라고 분노를 표했다. 그러면서 “퇴직하고 삶의 뿌리를 옮기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 생각은 안 해 보셨나. 이익을 실현한 것도 아닌데 적당히 세금을 부과해 달라”고 호소했다.



올해 처음 종부세 고지서를 받은 집주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강동구에 거주하는 김 모 씨는 처음으로 종부세 대상이 됐다. 그는 “계속 살 집이라 팔아서 이익을 실현할 일도 없는데 세금만 느는 게 월급쟁이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면서 “수십 억 전세를 사는 사람은 세금을 안 내는데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산 1주택자들에게까지 많은 세금을 거둬가는 정부가 원망스럽다”고 토로했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10억 원대 강북 아파트 소유자는 몇 백만 원씩 세금을 내야 하는데 20억 원이 넘는 강남 아파트 세입자는 왜 세금 부담이 한 푼도 없느냐” “종부세를 제외하더라도 취득세·교육세·재산세 등 나라에 내야 하는 세금이 한두 푼이 아니다. 강남권 자산가들은 전세 산다는 이유로 정부의 증세 기조에서 벗어나는 거냐”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강남권에는 어지간한 집값을 훌쩍 넘는 전셋집들이 많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시스템을 보면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지난 10월 21일 20억 2,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서초구 반포동에서는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가 이달 들어 전세 20억 원에 거래됐다. 한 부동산 인터넷 카페에는 “종부세 폭등한 사람 조세 저항 운동하자”는 글이 올라왔다.



한편 지난 7·10 대책으로 다주택자의 종부세율이 최고 6%까지 오르면서 내년 종부세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거래 절벽에 빠졌던 강남 3구에서 매물이 점차 쌓이는 분위기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내역을 보면 최고가에서 수억 원 빠진 가격에 매물이 거래되는 사례도 포착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종부세 부담으로 집을 파는 사례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집을 매도하고 싶어도 높은 양도세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차라리 증여를 하자’는 심리가 더 확산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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