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신용평가가 HMM(011200)이 내년에도 영업흑자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운항 원가율 하락으로 현재 1,900포인트인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가 850 포인트 이상일 경우 영업흑자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HMM은 다음달 2,4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앞두고 있는데 우호적인 시장의 평가를 앞세워 자금조달에 성공할 지 관심이 쏠린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7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HMM이 내년에도 우호적인 산업환경으로 당분간 영업흑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운항원가율이 낮아진데다 ‘디 얼라이언스’ 가입 효과로 영업흑자를 냈는데 내년에도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올해 HMM은 3·4분기까지 연결기준 매출 4조4,067억원, 영업이익 4,138억원의 깜짝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 2,65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과거 9년간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과 대조되는 실적이다. 나신평은 이 같은 호 실적에 대해 “기존 선박의 약 65%가 최신형 선박으로 교체되면서 운항원가가 떨어진 점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연료 효율 등이 올라가며 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한대분) 당 운항 원가율이 10% 이상 줄었다는 설명이다. 내년 12만8,000 TEU 분량의 신형 선박 8척이 투입되면서 원가구조가 더욱 개선될 여지도 있다.
HMM이 세계 3대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에 가입한 것도 실적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HMM은 지난 4월부터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디 얼라이언스는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지중해·북아메리카·중앙아메리카 등 전세계 78개 항만을 운항하며 총 33개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인데 HMM은 이 중 27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나신평은 이 같은 우호적인 경영환경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2011~2016년 불황 당시 업계에서 출혈 경쟁을 벌인 선사, 얼라이언스들이 이번에는 과다 경쟁보다 운임 유지를 위해 공조할 것이란 관측이다. 또한 유가가 낮은 점도 HMM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신평은 “현재 유가 수준을 가정할 때 SCFI가 850 포인트 이상일 경우 영업흑자가 가능하다”는 전망을 덧붙였다. 현재 SCFI 지수는 1,900 포인트 대다.
HMM에 대한 우호적인 보고서나 나오면서 다음달로 예정된 CB 발행이 흥행할지도 관심이다. HMM은 다음달 7일 청약을 일정으로 2,400억원 규모의 CB를 공모로 발행한다. 2017년 유상증자 이후 3년만에 공모시장에서의 자금 조달 도전이다. 현재 3조5,000억원 규모의 미상환 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있지만 모두 사모로 조달해 왔다. 이번 CB의 전환가는 1만2,850원으로 최근 주가인 약 1만3,000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환가액은 주가에 따라 최대 1만300원까지 조정될 수 있다. 내년 1월 10일부터 당장 보통주로 전환이 가능한 점도 특징이다. HMM이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깜짝 영업이익을 낼 경우 많은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우호적인 영업환경에도 이미 발행한 메자닌(CB·BW)이 과도하게 많고 전환가가 낮은 점은 부담이다. 이들 CB및 BW가 모두 보통주로 전환될 경우 6억7,000주가 넘는데 이는 현재 총 발행주식 수 3억2,672만주의 두 배 수준이다. 또한 전환가가 5,000~7000원으로 현재 주가의 절반보다도 낮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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