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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産銀 3자배정 불가피" vs "주주배정 방식이 옳아"…항공통합 두고 거세지는 '여론전'

가처분신청 법원 판단, 30일 또는 1일 나올 가능성

KCGI "산은이 조원태 회장 경영권 지켜주기 나서"

산은 "아시아나 긴급한 상황…의결권 공정하게 행사"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둘러싸고 한진그룹·산업은행과 사모펀드 KCGI를 중심으로 한 3자 연합이 치열한 여론 공방전을 펴고 있다. KCGI가 제기한 한진칼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판단이 임박한 가운데 양측 간 논쟁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29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을 놓고 대립하는 KCGI가 한진칼의 제3자(산은) 배정 유상증자 결의에 반발하며 낸 가처분 신청의 법원 결정이 30일 또는 다음 달 1일 나올 전망이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양대 항공사 통합은 사실상 무산된다. 법원 결정을 앞두고 양측은 각자의 입장을 담은 자료를 연이어 발표하며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한진칼이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산은 자금을 받고 산은이 한진칼 지분을 취득하는 게 옳은 방식이냐는 것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출발점은 산은의 자금 투입이다. 산은은 한진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한다. 5,000억원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로, 3,000억원은 대한항공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후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한진칼 참여 등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에 자금이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산은은 10.66%의 한진칼 지분을 취득하게 된다. 이에 대해 산은은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의결권이 동반되는 한진칼 보통주 투자를 통해 직접 주주로 참여해야 건전·윤리 경영의 감시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항공업 구조 개편 작업의 성공적 이행을 지원하려면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컨트롤 타워’인 한진칼 투자가 최선의 대안이라는 점도 부각한다.

반면 KCGI는 항공업 재편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의결권 없는 우선주나 대출만으로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최근 해외의 항공업 지원만 봐도 대출과 의결권 없는 주식 취득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내세운다. 국유화의 경우에만 공공자금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현재 KCGI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반도건설로 꾸려진 3자 연합의 한진칼 지분율은 46.71%로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율(41.4%)에 앞선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끝나면 산은이 한진칼 지분 10.66%를 확보하면서 양측의 지분율은 다소 내려간다. 산은이 한진칼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되는 셈이다.

KCGI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는 국민 혈세를 이용한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라는 본질이 숨겨져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은이 사실상 조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하게 되는 3자 배정 유상증자가 아니라 KCGI 등 기존 주주에게도 참여 기회를 주는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실권주 일반공모)가 옳은 방식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산은은 ‘어느 일방에게 우호적인 의결권 행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결권 행사는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 결정을 위해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기구를 통해서 하겠다는 것이다.

산은과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 위한 시간이 촉박하다는 논리도 내세우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에 연말까지 긴급히 필요한 자금이 6,000억원인데 KCGI가 요구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2개월 이상이 걸린다는 것이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불발되면 긴급 자금 투입도 무산된다. 이럴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하락, 각종 채무의 연쇄적 기한이익 상실, 자본 잠식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등이 예상된다는 것이 산은과 한진그룹의 주장이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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