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가 국내 배달 시장에서 점유율 추격전에 나선 가운데 업계 1위인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은 해외로 눈을 돌려 베트남에 이어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음식 배달에 보수적인 일본 시장에서도 성공 신화를 쓰고,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진출까지 본격화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29일 배달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의 일본 법인은 이번 주 중 일본 배달 서비스인 ‘푸드네코(FOOD NEKO)’를 본격 개시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초부터 일본 서비스를 위한 개발자를 채용하고, 배달 라이더와 입점 업체를 모집해 왔다. 또 지난달에는 관련 웹사이트도 개설했다.
주목할 점은 음식 배달에 보수적인 일본에서 과연 배민이 성공할 수 있을지다. 일본의 정보 조사 업체 NPD 재팬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일본의 음식 배달 시장 규모는 4,084억 엔(약 4조 2,000억 원)으로 국내(약 20조 원)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앞서 2014년 배민이 ‘라인와우’라는 서비스명으로 일본에 진출했지만 1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것도 음식 배달 문화가 활성화돼 있지 않은 탓이 컸다.
배민이 철수한 사이 ‘데마에칸’과 ‘우버이츠’가 현재 일본 배달 시장에서 쌍벽을 이루고 있다는 점도 배민의 경쟁력을 가늠할 잣대로 꼽힌다. 올해 3월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에 인수된 데마에칸은 최근 데마에칸 ID와 라인 ID를 통합해 8,500만 명의 라인 사용자를 잠재적 고객으로 확보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016년 일본에 진출한 우버이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로 가맹점 수가 올해 2월 1만7,000여 곳에서 8월 3만7,000여 곳으로 두 배 이상 늘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배민이 그동안 국내와 베트남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본 시장도 장악한다면 아시아 시장 확대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배민은 맛집 배달 서비스인 ‘배민 라이더스’를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경험을 살려 콧대 높은 일본 장인들의 식당을 배달 플랫폼에 유치하겠다는 포부다. 또 지난해 5월 진출한 베트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었던 배민 특유의 ‘B급 감성’ 마케팅 전략도 주요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배민은 B급 감성 마케팅으로 젊은 층을 공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덕분에 그랩에 이어 베트남 배달 업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우아한형제들의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음식 배달 앱 서비스를 하려면 무엇보다 현지인들이 그 앱을 다운로드 받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배민은 이러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베트남에 이어 일본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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