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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뛰고 제조업 타격...탈탄소 서두르다 탈 난다

신재생 에너지 평균 전력 구입 단가

원전比 60% 높아 요금 인상 불가피

철강·정유·화학 등 원가 부담도 가중





정부의 탄소 중립에 전기 요금 인상 압력은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값비싼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급증하는 데다 관련 계통 설비를 보강하는 데도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30일 관계 부처와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오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없애기 위해서는 발전 포트폴리오에서 석탄 발전을 배제해야 한다. 동시에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원자력발전 비중은 전체의 15%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발전의 8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만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값싼 발전원이 배제되면 전기 요금 인상 압력은 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력의 전력 시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원자력발전을 통한 평균 전력 구입 단가는 58원 40전으로 현재 가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 중 가장 낮다. 반면 신재생에너지 평균 구입비는 93원 73전으로 원전보다 35원 30전이나 많다. 석탄 발전 역시 87원 47전으로 신재생에너지보다 저렴하다.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화석연료 발전 단가 수준으로 점차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요금 인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날씨에 따라 출력이 들쭉날쭉한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2050년 기준 339GW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금액은 166조 6,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국토 전반에 재생에너지 발전 단지를 조성하는 만큼 계통 설비를 보강하는 데도 막대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원은 송배전로와 변전소 등을 새로 설치하는 데 109조 2,000억 원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료 인상은 서민경제뿐 아니라 철강·정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은 전기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비중(2019년 기준)이 국내총생산 대비 25.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탄소 중립을 선언한 다른 나라들은 산업 구조와 재생에너지 활용 환경이 우리와 다르다”며 “탄소 중립은 장기적으로 지향해야 할 목표지만 파급효과에 대한 대국민 소통과 합의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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