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CJ CGV(079160)의 신용등급이 또다시 떨어졌다. 1년 새 신용도가 A+에서 A-로 두 단계나 강등되면서 다음달 최대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계획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CJ(001040) CGV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내린다고 30일 밝혔다. 실적 회복 시기가 요원하다는 점을 반영해 신용등급전망도 ‘부정적’을 유지했다. 사업안정성과 재무건전성이 추가로 확보되지 않을 경우 추가로 신용도를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여파로 다중이용시설 기피현상이 심화되면서 지난달 국내 박스오피스 관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68.8% 감소했다. 3·4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61.5%가 줄었다. CJ CGV가 진출해있는 해외지역에서도 상반기 대부분 영업이 재개됐지만 모든 국가에서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관람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의 실적도 쪼그라들었다. CJ CGV의 3·4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4,40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69.5% 감소했다. 누적 영업적자는 2,990억원에 이른다. 나신평은 “코로나19 상황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으며 일부 상영관의 영업 재개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관람객 수요 회복이 전년대비 30~40% 수준에 머무르는 등 사업안정성이 크게 저하됐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진행한 2,2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 노력도 미미하다고 봤다. CJ CGV는 지난 7월 약 2,200억원 규모의 보통주 유상증자를 진행해 자본을 확충했다. 그러나 대규모 영업손실이 이어지면서 재무안정성 저하 추세를 막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신평은 “분기별 1,000억원을 넘어서는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향후 실적 개선이 없을 경우 재무적 대응만으로는 건전성 확보가 어렵다”고 말했다.
내년 5월 만기가 도래하는 약 3,500억원 규모 TRS(총주식스왑) 정산도 부담으로 남아 있다. CJ CGV는 2016년 터키법인 인수 당시 메리츠종금증권을 FI(재무적투자자)로 끌어들이면서 약 2,900억원 규모 TRS 계약을 체결했다. 터키CGV의 실질 기업가치가 메리츠투자증권이 투자한 원금에 이자를 가산한 규모보다 적으면 이를 현금으로 정산해주는 방식이다.
CJ CGV는 이를 위해 지난 5~6월 신용보증기금 지원을 받아 채권담보부증권(P-CBO) 85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이달까지 650억원 규모를 추가로 조달할 계획도 있다. 10월에는 8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로 현금을 확보했다. 다음달 최대 2,0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도 앞두고 있다.
신용등급이 가파르게 강등되면서 회사채 수요예측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일반적으로 A-등급은 AA보다는 BBB에 가까운 등급으로 여겨져 투자자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조만간 등급하향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까지 붙어 있어 이같은 기피 현상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지원을 받아도 수요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발행시장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으나 코로나19 여파가 적은 섹터 위주로 주문이 몰리는 만큼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신용평가도 CJ CGV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강등했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한신평은 “코로나19로 인한 실적부진이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중기적 관점의 수요회복이 기대되고 유동성 대응력이 양호하다”고 밝혔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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