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3·4분기 경제성장률을 속보치보다 0.2%포인트 높인 2.1%로 잠정 집계했다.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1,000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1일 한국은행은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를 2.1%로 집계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발표한 속보치(-1.9%)보다 0.2%포인트 상향했다. 성장률 2.1%는 2009년 3·4분기(3.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성장률 -1.1%를 달성하려면 오는 4·4분기 0.4~0.8%의 성장률을 기록해야 한다.
성장률이 속보치보다 상향 조정된 것은 10월 속보치 추계 과정에서 이용하지 못했던 9월 일부 실적치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특히 설비투자가 8.1%로 속보치 대비 1.4%포인트 상향됐다. 반도체기업들이 차세대 반도체기술인 극자외선(EUV) 설비를 확보한데다 디스플레이업계에서도 퀀텀닷 디스플레이 제조설비 등을 구축한 영향이다.
항목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민간소비는 음식숙박 등 서비스가 줄었지만 식료품 등 비내구재가 증가하면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와 기계류가 모두 늘어나면서 8.1%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16%로 큰 폭 증가했고, 수입도 원유·화학제품 증가로 5.6% 늘었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 중심으로 7.3% 감소하면서 1998년 1·4분기(-9.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이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늘면서 7.9% 증가했다. 제조업 성장률은 2009년 3·4분기(8.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건설업은 비주거용 건물 및 토목 건설을 중심으로 5.2% 감소하면서 1998년 2·4분기(-5.8%) 이후 가장 낮다. 서비스업은 의료·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금융 및 보험업 등이 늘면서 0.9% 성장했다.
3·4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2.4%로 나타났다. GNI는 GDP에서 내국인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더하고 동시에 외국인에게 지급한 소득을 빼서 산출한다. 지난 1·4분기(-0.8%)와 2·4분기(-2.2%)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반등에 성공했다.
한은은 원화 강세 영향으로 1인당 GNI 3만달러 선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민소득 3만달러는 선진국 기준으로 활용된다. 박성빈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1~3분기 누적 명목 GNI 증가율이 0.0%, 원·달러 환율 연간 평균이 1,188원70전, 인구 증가율 0.1%를 감안하면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3만1,000달러를 넘을 것”이라며 “12월 평균 환율이 1,375.4원을 넘지 않으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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