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발병 초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를 절반 이상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30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CNN은 익명의 중국 의료종사자가 제보한 후베이성 질병통제예방센터의 117쪽짜리 내부 기밀 문서를 공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6개월간을 다룬 이 문서에 따르면 중앙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초기 지역 보건당국이 집계한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축소해 공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서에 따르면 지난 2월 10일 중국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911명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신규 확진자 수는 5,918명이었다. 사망자 수도 조작했다. 일주일 뒤인 2월 17일 중국 정부는 후베이성에서 93명이 추가로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사망자는 196명으로 절반 이상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7일 기준 후베이성 내 사망자 수는 총 2,986명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사망자 수는 3,456명이었다. CNN은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숨긴다는 미국과 여타 서방 정부의 비판을 거부해왔지만, 이 문서들은 수많은 모순이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발병 조짐도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후베이성의 여러 도시에서 나타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서에 따르면 2019년 12월 2일부터 일주일간 후베이성의 인플루엔자 발병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059%나 늘었다. 인플루엔자는 코로나19 발병지로 알려진 우한 외에 인근 도시인 셴닝과 이창에서 더욱 심각했다. 이 기간 동안 이창의 인플루엔자 발병 건수는 6,153건이었으며, 셴닝에서도 2,148건에 달했다. 반면 우한에서는 2,032건에 그쳤다. CNN은 이 인플루엔자 증가가 코로나19 발병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우한의 화난 수산물 시장이 발원지라는 기존의 주장이 초기 감염자의 발병 경로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만큼, 바이러스가 어디서 시작됐는지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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