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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요기요를 카카오나 네이버가 산다면?

백주원 생활산업부 기자





“배달의민족과 합병하려면 요기요를 매각하라.” 공정거래위원회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우아한형제들 인수와 관련해 내건 조건이다. 이 조건이 그대로 유지되면 기업 가치 약 2조 원(업계 추정) 안팎의 대어 ‘요기요’가 시장에 나온다.

그렇다면 과연 요기요를 살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까. 쉽게 떠오르는 기업은 배달 대행 업체 ‘생각대로’에 400억 원을 투자하며 배달 업계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톡 주문하기’ 가입자가 올해 상반기 650만 명에서 지난달 820만 명으로 증가한 카카오 정도다. 검색부터 마트나 전통시장 장보기까지 쇼핑의 모든 것을 하는 네이버가 배달까지 하는 세상. ‘선물하기는 카카오톡’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버린 카카오에서 요기요 주문까지 하는 상황. 과연 이게 공정위가 그리는 그림일까.

DH의 배민 인수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맞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합병 후 개인 기준 최대 지분을 가져가고 DH가 11개국에 투자한 아시아 사업의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인수는 사실상 배민에 대한 DH의 투자에 가깝다. 김 의장은 합병 후 합작회사(JV) ‘우아DH아시아’를 총괄하며 배민의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물론 합병으로 인한 국내 배달 시장의 독점적 상황은 충분히 우려된다. 그러나 현재의 점유율만으로 시장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쿠팡이츠의 지난 9월 월간이용자수(MAU)는 92만 명으로 전월 대비 약 22.9%, 전년 동기 대비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수도권에 한정된 수치로 이번 겨울 부산·대구 등 전국 진출이 본격화하는 만큼 쿠팡이츠의 성장세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 G마켓과 옥션 합병 당시에도 점유율 90%에 육박하는 ‘유통 공룡’의 탄생을 우려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현재 이커머스 시장의 1·2위는 네이버쇼핑과 쿠팡이다. 그만큼 시장은 변동성이 크고, 쿠팡이츠 같은 신규 사업자가 언제든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 견제가 필요하다면 이베이코리아에 적용됐던 ‘3년간 판매 수수료를 올릴 수 없다’는 조건처럼 수수료 인상을 제한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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