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북 정읍 오리 농장에 이어 경북 상주의 산란계(계란 생산이 목적인 닭)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추가로 발생했다.
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1일 신고된 상주시 산란계 농장을 정밀 검사한 결과 H5N8형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왔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인근 지역인 경북을 중심으로 충남·충북·세종 등 인근 지역은 1일 오후 9시부터 3일 오후 9시까지, 강원은 1일 오후 9시부터 2일 오후 9시까지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이 발동됐다. 발령 대상은 가금 농장, 축산 시설(도축장·사료 공장 등), 축산 차량이다.
중수본에 따르면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상주 농장은 1일 산란계 폐사 증가, 산란율 및 사료 섭취 감소 등의 의심 증상이 나타나 방역 당국에 신고했고 정밀 검사 결과 H5N8형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 중수본은 발생 양계장의 닭 18만 8,000마리와 해당 농가가 소유한 농장의 메추리 12만 마리, 인근 3㎞ 내 가금 농장 3곳의 닭 25만 1,000마리를 살처분하고 발생 농장 반경 10㎞를 방역대로 설정해 방역대 내 가금 농장 13곳은 30일간 이동을 제한했다.
중수본은 AI 전국 확산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국내 야생 조류에서 올 10월 이후 AI 항원이 28건 검출됐고, 이 중 고병원성은 12건이나 된다”며 “시기상 내년 1월까지 철새가 국내로 많이 돌아오는 만큼 전국 확산 가능성이 높은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AI 확산이 이뤄지는 추세이기도 하다. 최근 일본에서는 국내에서 검출된 것과 동일한 H5N8형 AI 발생 사례가 10건 발생했다. 유럽에서는 올해 들어 고병원성 AI가 총 21개국에서 740건이나 발생해 지난해 발생 건수인 3개국 9건에 비해 82배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중수본은 전국에 분포한 산란계 밀집 사육 단지 11개소는 단지별 통제초소에서 출입 차량·사람을 철저히 소독하고 사육 단지로 들어서는 진입로 등도 매일 1회에서 2회 이상으로 소독 횟수를 늘렸다. 밀집 사육 단지 내 가금 농장은 격주로 실시하던 폐사체 검사를 주 1회 실시하고 가금 농장의 진입로와 축사 둘레 생석회 벨트 구축 점검을 주 1회 실시한다. 또 AI 발생 농장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가금 농장은 14일간 이동을 제한하고 가금류의 AI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해 철저한 임상 관찰·정밀 검사를 시행한다. 이 차관은 “100% 완벽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방역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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