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계적으로 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세계김치연구소가 맛과 품질을 향상시킨 ‘김치종균’을 개발해 23개 김치 제조사에 무상 보급했다. 김치종균은 발효를 주도하는 우수 유산균으로 중국과 일본이 저마다 김치 종주국이라고 억지 주장을 펴며 수출을 늘리는 상황에서 국산 김치의 고급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해웅 세계김치연구소 박사 연구팀은 우수 김치종균인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 WiKim0121’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 균주는 종균을 첨가하지 않은 김치에 비해 김치의 청량감을 높여주는 만니톨의 함량을 10~50% 증가시켜 맛을 좋게 만들고 품질 유지 기간도 15~30일 추가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다.
김치연구소는 지난 2013년부터 전국 지역별·종류별 김치로부터 유산균을 수집해 약 3만 5,000여 종의 김치 유산균을 확보, 이 가운데 총 27종의 김치종균을 개발했다. 김치는 계절별로 원부재료의 품질이 일정하지 않아 동일한 레시피로 제조한 김치라 하더라도 발효를 주도하는 유산균의 종류가 달라져 맛의 차이가 발생한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종균을 개발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중소 김치 업체들은 균주 구매 비용과 전문 인력 부족 등으로 자연 발효 방식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김치R&D로드맵’을 수립해 우수 김치종균을 개발, 보급하기로 했다. 최학종 김치연구소장 직무대행은 “김치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김치 수출액은 3·4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36.4% 증가한 1억 1,900만 달러로 역대 연간 최고 실적(2012년 1억 600만 달러)을 경신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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