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042670)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참패했다. 최대 4.8%의 고금리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주주 변경과 DICC(중국 자회사) 소송과 관련한 대규모 우발채무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두산(000150)인프라코어가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미매각이 발생했다. 희망금리밴드 최상단인 4.8%에서 10억원 투자주문을 받은 것이 전부다.
SPV(기업유동성지원기구)도 이번에는 수요예측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미매각분을 인수해가기로 했다. 결국 시장에서 팔리지 않은 나머지 물량은 인수 계약에 따라 키움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DB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 대표주관사들이 떠안게 됐다. 산업은행의 물량도 발행량의 절반인 750억원에 이른다.
연간 4.3~4.8% 고금리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얼어붙은 투심을 깨기엔 역부족이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10월에도 공모채 시장에서 1,300억원을 조달해갔다. SPV가 800억원어치를 인수하고 나머지 500억원을 시장에서 확보키로 했다. 당시 450억원어치 수요를 확보하고 나머지 50억원은 마감 후 추가주문을 받아 겨우 미매각을 면한 바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은 ‘BBB’(유동적)이다. 대주주 변경, DICC 소송과 관련한 대규모 우발채무 가능성 등으로 향후 등급 변동성이 크다는 의미다. 두산그룹은 재무개선안의 일환으로 두산중공업(034020)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1%를 매각중이다. 현대중공업-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유진기업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약 7,600억원 규모 우발채무도 부담이다. 회사는 현재 DICC 투자계약 문제와 관련해 FI(재무적투자자)들과 주식매매대금 지급청구소송을 진행중이다. 현재 2심에서 일부 패소해 3심을 진행하고 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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