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결제·증권·보험 등 금융의 전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토스(비바리퍼블리카)가 이번에는 무상증자를 단행해 자본금을 2배로 늘린다. 준(準)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토스가 조만간 구주 1주당 신주 1주를 부여하는 일대일 무상증자를 마무리한다.
무상증자는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옮기는 일이다. 따라서 현재 151억 9,000만 원인 자본금은 303억 8,000만 원으로 늘어난다. 토스는 지난 8월 에스펙스매니지먼트·세콰이아캐피털차이나·클라이너퍼킨스·알토스벤처스·굿워터캐피털·그레이하운드캐피털 등으로부터 약 1억 7,300만 달러(약 2,060억 원)를 유치하면서 자본 확충 여력을 크게 확대했다. 토스의 한 관계자는 “업계 라이선스가 요구하는 자본금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는 차원”이라며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등 핀테크 관련 법·제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대표 발의한 전금법 개정안은 토스를 비롯해 네이버·카카오페이와 같은 전자금융업자들도 은행처럼 계정(사실상 계좌) 발급, 급여 이체, 신용카드 대금 결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업무를 할 수 있는 종합지급결제사업자가 도입될 예정인데 정부는 최소 자본금 200억 원 등 각종 요건을 감안해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 개정안은 금융위원회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금융 환경 변화를 반영해 올 7월 발표한 ‘디지털 금융 종합 혁신 방안’을 구체화했다.
종합지급결제업에는 지급지시전달업(마이페이먼트)도 포함된다. 마이페이먼트는 고객의 결제·송금 지시를 받아 금융회사가 이를 직접 실시하도록 전달하는 사업이다. 전자금융업자를 거쳐 출금 등을 하는 지금보다 절차가 간소해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 마이페이먼트는 토스가 공을 들이고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내년 2월 시행)과도 많은 시너지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은행·카드·보험·증권 등에 흩어진 개인 신용 정보를 한 곳에서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두 사업이 만나면 애플리케이션 하나에서 각종 신용 정보를 확인하고 맞춤형 금융 상품을 추천받아 이체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다.
2013년 설립된 토스는 LG유플러스의 PG사업부를 인수해 지급결제(PG)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은행·증권·보험으로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2017년 1,300억 원이던 기업 가치는 올해 8월 3조 1,000억 원으로 3년 만에 24배 커졌다. 현재 이용자 수는 약 1,800만 명이다.
/김기정기자 about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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