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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 달면 연봉 2배 뛰고 차량까지...경영악화땐 해고 '1순위'[비즈카페]

대기업 1%의 별, 임원들의 애환

‘1%’ 누리는 높은 연봉, 전용차량 등 혜택

삼성전자, 각 단계별로 연봉 2배씩 뛰어

명암 대비...인사철 전화기 붙들고 전전긍긍





대기업 임원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높은 자리다. 전체 직원의 1%만 허용되는 기업의 별(스타)이다. 만년 부장이나 과장에 머물다 조용히 퇴사하는 직장인도 수두룩하다. 명(明)만 있을까. 암(暗)도 감내해야 한다. 회사 경영이 어려우면 계약직이기 때문에 정리 1순위에 처해진다. 인사철만 되면 회사에서 걸려오는 스마트폰 울림에 화들짝 놀라며 ‘혹시 퇴사를 알리는 전화가 아닐까’ 가슴을 졸인다. 대기업 임원들의 애환(哀歡)을 들여다본다.

모 대기업의 사장단 인사 바로 전날인 지난 1일 임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날 오전 일부 임원들이 ‘퇴임’를 알리는 인사팀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받은 임원들은 쓸쓸히 짐을 챙기며 직원들과 작별 인사를 했고 그렇지 않은 임원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6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을 제외하고 주요 그룹이 최근 연말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마무리 지었다. 대체로 차세대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인 임원 인사에서 큰 폭의 변화를 줬다. ‘기업의 별’로 새로 등극한 사람도 있지만 ‘임시 직원’이기 때문에 물러나는 사람들도 많았다. ‘1% 임원의 세계’는 자본주의 정신이 가장 응축된 자리이기도 하다.

이번 연말 인사를 통해 처음 ‘별’을 단 신규 임원이 체감할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연봉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부장→상무→전무→부사장→사장까지 단계별로 2배가량 연봉이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술적으로 부장과 사장 간의 연봉 격차는 16배에 달한다. 실제로 삼성전자 부장의 연봉은 1억 원대로 평균 연봉 30억 원대(성과급 포함)인 김기남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부회장, 김현석 CE(소비자가전) 부문 사장, 고동진 IM(IT·모바일) 부문 사장과 10~20배가량 차이가 난다.

업무 환경도 확 변한다. 삼성의 경우 상무와 전무는 사무실에서 별도의 칸막이와 테이블을 제공 받고 부사장급은 별도의 사무 공간을 지원받는다. 상무부터 그랜저급의 전용 차량을 지원받고 전무는 제네시스, 부회장은 수입차도 이용할 수 있다. 매년 1월 중순 진행하는 신임 임원 만찬에 부부가 참석할 수 있는 것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이 같은 특전은 그룹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에는 부사장급은 돼야 비로소 전용 차량, 규모가 큰 개인 사무실, 비서 등 임원 혜택이 주어진다. 상무와 전무에게 전용차를 지급하지 않는 이유는 직원 할인으로 회사 차 구입이 가능해서라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대기업 대부분은 회사의 스타인 임원들의 위상을 고려해 4,000만~7,000만 원대의 고급 차량 지원을 비롯한 혜택을 제공한다. 하지만 임원들의 부담감도 만만찮다. 회사가 어려움에 처해 긴축에 나서면 가장 먼저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대한항공의 경우 임원은 연봉의 50% 이상을 반납했고 아시아나항공 임원은 60%를 반납한 상태다.

조선업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은 2016년 수주 가뭄으로 손실이 늘자 임원들이 앞장서 임금을 10~30% 반납했다. 혹독한 구조 조정에 들어간 두산중공업은 정상화 방안으로 올 4월 박정원 회장 등을 포함한 임원 급여 30% 반납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도 코로나19 위기로 임원 임금을 20% 삭감하고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기업은 회사가 어려울 때 임원이 자진해서 연봉 일부를 반납한 뒤 상황이 나아지면 보존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른 임원들의 고충이 유독 심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상반기 인사에서 승진 인사를 단 한 명도 내지 않았다. 계약 기간이 끝나면 회사를 나가야 하는 것도 임원들의 스트레스 원인으로 꼽힌다. 주요 그룹들의 경우 임원급에 대해 퇴임 이후 예우 차원에서 상근·비상근 고문으로 1~2년간 고용을 유지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들이 더 많은 실정이다. 4대 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정규직은 고용이 보장되는데 임원은 언제 나가야 할지 모르는 ‘파리 목숨’”이라며 “임원이 빨리 되는 것이 길게 봐서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변수연·한동희·서종갑·전희윤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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