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편의점 매대 진열 공식을 바꿨다. 최근 편의점에서 가장 소비자의 접근성이 좋은 카운터 매대 최상단 자리는 껌, 캔디류 대신 건강식품이 자리잡았다.
6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제약사들이 건강식품을 들고 편의점으로 속속 입점하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편의점에서 건강식품의 매출이 높아지자 유수의 제약사들이 약국이 아닌 편의점으로 몰리고 있다. 유명 제약사도 편의점 입점 대기표를 뽑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편의점에서 제약사의 건강식품은 없다시피 했던 것과 대조적인 풍경이다.
편의점 CU에 입점된 제약사는 경남제약, 유한양행, 종근당 등으로 판매하는 상품 종류만도 헛개, 밀크씨슬, 유산균, 비타민 등 총 10여 종에 이른다. 지금까지 편의점의 건강식품 시장은 일반 식품제조사들이 대부분을 차지해 왔으나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건강과 면역력 등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약사들 역시 주요 판매 채널 중 하나로 편의점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CU 관계자는 “현재 입점 상담을 진행 중인 제약사만 3곳 이상에 이른다”며 “제약 업계가 최근 건강식품 브랜드를 잇달아 론칭하며 관련 사업을 본격 확대하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그 수가 지금보다 더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식품의 인기는 편의점 매대 풍경도 바꿔놓았다. CU는 올해 하반기부터 카운터 매대에 그동안 터줏대감으로 지키고 있던 껌과 캔디의 구색은 대폭 줄이고 대신 그 자리엔 홍삼스틱 등 누구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1입 한 포 건강식품으로 가득 채웠다. 건강식품이 매대 최상단으로 껌과 캔디는 하단으로 배치됐다. 최근 건강식품의 인기가 편의점의 진열 공식까지 바꾼 것이다.
CU의 건강식품의 올해 1~10월 역시 전년 대비 30.4%나 매출이 증가했다. 올 상반기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015년 메르스 때보다 864.7%에 달하는 매출신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수요를 나타냈다.
제약사가 편의점으로 유통 채널을 확대하는 것은 소비자와 구매 접점을 넓히기 위한 조치다. 건강식품에 대한 문턱을 낮춰 소비자들의 건강식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2014년 1조 6,300억원대에서 작년 4조 6,000억원대로 연평균 11%씩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는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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