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 대란 조짐에 제지 업종 전반의 주가가 폭등한 가운데 ‘골판지를 취급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신풍제지(002870)가 장중 20%가 넘는 변동성을 나타냈다. 기업의 해명에도 주가는 이상 급등세를 타다가 장 막바지에 분위기가 돌변해 추격 매수에 나선 투자자는 이날 하루에만 20%가 넘는 평가손실을 기록하게 됐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신풍제지는 전 거래일과 동일한 4,165원에 마감했다. 이날 시가총액이 1,400억 원대인 신풍제지는 약 5,562만 주가 거래됐다. 이는 코스피시장 6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택배 상자로 활용되는 골판지가 수급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소식에 신풍제지는 지난달 16일 이후 이날까지 67.27% 급등했다. 현재 골판지 공급은 수요 대비 30%가량 부족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날 신풍제지의 주가는 높은 변동성으로 투자자를 한숨 쉬게 만들었다. 이날 개장 전 신풍제지는 ‘골판지를 취급하지 않고 있어 최근 택배 대란으로 인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해명 공시를 냈다. 신풍제지 측은 “지난해 평택 공장의 생산을 중단해 철거가 진행 중”이라며 “현재 종이 유통업을 영위 중이나 골판지는 취급하지는 않는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제지 업종 테마에 올라타려는 투자자가 유입되면서 주가는 아랑곳하지 않고 솟구쳤다. 이날 오전 10시께 신풍제지는 전일 대비 22.21% 급등해 상장 후 최고가(5,090원)를 찍었다. 해당 공시가 언론을 통해 알려진 후에도 15% 안팎의 강한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오후 2시께 분위기가 돌변했다. 상승률이 15%→10%→3%대로 축소되더니 결국 전일과 같은 가격으로 마감했다. 소위 ‘주식은 기세’라는 신념으로 투자에 나선 투자자는 고점에서 발이 묶이게 된 셈이다.
백신·치료제 등 테마주가 시장을 휘젓고 있지만 공시나 실적을 살피지 않는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는 조언이 꾸준히 나온다. 한 금융 투자 업계 관계자는 “테마주에는 투기성 자금이 들어온다”며 “소액이라도 투자 전 최근 공시, 분기 보고서를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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