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고점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올해 마지막 ‘네 마녀의 날’ 지수의 행방에 관심이 모인다. 증시가 최근 단기 급등했다는 점에서 지수 변동성이 커질 위험이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7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일은 주가지수의 선물과 옵션, 개별 주식의 선물과 옵션 네 가지 파생 상품의 만기가 도래한다. 매년 3·6·9·12월의 두 번째 목요일에 해당하는 네 마녀의 날은 정리 매물이 쏟아져나와 증시 변동성이 평소보다 커지기 쉽다. 올해 지난 세 번의 네 마녀의 날 가운데 지수는 두 번은 약세, 한 번은 강세를 보였다. 지난 3월 12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본격 확산 국면과 겹치며 코스피는 3.87%, 코스닥은 5.39% 하락했고 6월 11일의 경우 코스피는 0.86%, 코스닥은 0.21% 하락했다. 9월 10일에는 코스피는 0.87% 오르고 코스닥은 1.71%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마지막 네 마녀의 날에 증시가 이전보다 불안정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증시지수가 오른 해의 12월 네 마녀의 날의 변동률이 그해 거래일 평균보다 클 확률은 코스피의 경우 79%, 코스닥의 경우 77%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이달 10일 네 마녀의 날에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그간 주식시장이 가파르게 상승한만큼 과거보다 더 높은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도 “연말 배당의 불확실성으로 12월-3월 선물 스프레드 가격에 대한 컨센서스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라며 “국내외 주식시장의 단기 급등으로 스프레드에 대한 수급 흐름이 불확실한 편이어서 이번 주에 상당한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최근 지수 선물 수급 상황이 나쁘지 않아 네 마녀의 날이 시장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동시 만기 때 파는 주체가 주로 금융 투자인데 9월 이후 순매수 규모가 크지 않았고, 외국인은 7일만 1만 3,000계약을 매수 롤오버하는 등 국내 지수 전망을 좋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는 연말을 맞아 계절적으로 배당 매력도 높은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며 네 마녀의 날 이후 개인의 순매수 대금 순위가 높지 않고 최근 주가 상승률이 높지 않아 차익 실현 매물을 피할 수 있는 종목에 관심을 두는 전략을 추천했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과거 10년 동안 평균적으로 12월에 기관은 연말 배당 수익 취득을 위해 순매수하는 반면 개인은 대주주 요건을 피하기 위해 순매도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며 “배당 매력도가 높은 종목 중, 개인의 순매수 대금 순위가 높지 않고 최근 주가 상승률이 높지 않아 차익 실현 매물을 피할 수 있는 종목인 현대홈쇼핑·LG·유니드·한화·LS·제일기획 등과 내년 업황 턴어라운드가 가시화하며 외국인·기관 수급 유입이 점쳐지는 삼성전자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평가했다./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