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는 8일(현지시간) 북한의 석탄 밀수출에 관여한 무역회사와 선박을 상대로 제재를 단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제재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발신하는 동시에 대북제재 이행을 고리로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높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의 석탄 수송과 관련해 6개의 업체와 4척의 선박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평양 소재의 대진무역총회사와 중국 소재 웨이하이후이장 무역회사, 홍콩에 있는 실버브리지 해운사를 비롯해 베트남에 있는 회사 한 곳도 제재 대상에 들어갔다.
또 이들 회사와 연계해 북한 석탄 수송에 관여한 아시아브리지와 캄브리지, 럭키스타 등 4척의 선박도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진무역총회사는 2016년 중반부터 북한산 석탄을 수출해왔고 북한 노동당의 석탄 교역에 관여해왔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베트남으로 수출한 석탄과 철광석만 수천톤에 달하며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산이라고 속이기도 했다.
나머지 회사들은 해당 선박들을 소유·운영하면서 북한산 석탄을 싣고 원산항 등 북한 항구에서 출항한 것으로 파악됐다. 선박들은 베트남과 토고, 탄자니아 선적으로 이러한 행위는 수년간 이뤄졌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2017년 7월 대북제재 차원에서 마련된 유엔 안보리 결의 2371호는 북한산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특히 재무부는 중국의 대북제재 회피 조력을 문제 삼았다.
재무부는 중국에 주소를 둔 업체가 계속해서 대북제재로 금지된 활동에 관여하고 있다면서 “중국 당국은 유엔 안보리의 결의를 이행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석탄 조달을 포함해 유엔 대북제재 결의가 금지하고 있는 무역 활동에 관여하는 개인과 회사, 선박 등을 상대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북한은 계속해서 석탄 수출에 대한 유엔의 금지를 피해가고 있다”면서 “(석탄 수출은)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주된 수입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정권은 석탄을 포함한 광산업에 흔히 수용소의 강제노동을 동원하고 있다”면서 “불법 핵프로그램 증진에 자국 국민을 착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제재에는 ‘오토 웜비어법’도 근거조항이 됐다. 웜비어는 북한에 억류됐다 귀환해 사망한 미국 대학생으로 그의 이름을 딴 강력한 대북제재 조항이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에 포함됐다.
지난달 19일 북한의 해외노동자 송출을 겨냥해 이뤄진 재무부의 대북제재에서도 오토 웜비어법이 거론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임기를 40여 일 남겨둔 상태지만 대북제재를 고리로 한 대중국 압박 수위를 부쩍 높이고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전날 공개된 인터뷰에서 북한의 석탄 밀수출을 문제 삼으며 중국에 대북제재 이행을 압박했고 국무부도 최근 포상금 500만 달러를 내건 대북제재 회피 제보 사이트를 마련했다며 중국을 겨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전날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들을 취재해 북한 선적 선박들이 대놓고 중국으로 석탄을 실어날랐다고 보도하면서 미 정부가 제공한 위성사진까지 첨부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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