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재 기업 엘앤에프(066970)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와중에 3조5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수주를 따냈다.
엘앤에프는 11일 3조 5184억 원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중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기밀 유지계약에 따라 계약 상대 및 기간 등은 모두 비공개다.
이번 수주 계약으로 엘앤에프는 전기차 캐즘 와중에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니켈 함량 80% 이상의 하이니켈 양극재는 고성능 전기차에 주로 탑재된다. 특히 엘앤에프는 차세대 주요 배터리로 꼽히는 46파이(지름 46㎜ 원통형 배터리)용 니켈 함량 95% 양극재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 제품은 다결정과 단결정 기술을 복합적으로 적용해 기존 하이니켈 대비 에너지 밀도와 배터리 수명과 안전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엘앤에프가 올해 들어 대규모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회사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의 경우 업황 악화로 인해 연 매출이 1조9075억 원으로 전년 대비 58.9% 감소하고 5102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제품 출하량이 감소하고 리튬, 니켈 가격 하락으로 인해 제품 판가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엘앤에프는 올해 수요 환경 변화에 맞춰 내실을 다지며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선 올해 1분기부터 적자 폭이 소폭 축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올 1분기 엘앤에프의 예상 매출과 영업손실은 3892억 원, 1038억 원이다. 고객사의 신차 출시 효과와 유럽 전기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수출 물량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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