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구조 조정의 일환인 금호리조트 매각에 금호석유화학 등 6곳이 참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리조트업이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나CC를 발판으로 매각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범(凡)금호가에서 금호리조트를 품을 수 있을지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호리조트 등 매각에 금호석유화학과 호반건설 등 6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매각 대상은 아시아나CC를 비롯해 설악·제주·통영·화순에 위치한 콘도미니엄 4곳, 아산·제주·화순에 위치한 워터파크 3곳, 중국 웨이하이포인트호텔앤드골프리조트 등으로 구성된 금호리조트 지분 100%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금호홀딩스 지분 39.3%다. 매각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딜로이트안진이 맡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18일 인수 후보에 투자설명서(IM)를 발송했는데 당시 금호석유화학을 비롯해 KT·호반·미래에셋자산운용·대명소노그룹·라미드그룹 등 10곳이 받아갔다.
매각의 핵심은 아시아나CC다. 아시아나CC는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36홀의 회원제 골프장이다. 지난해 방문 고객 수가 15만 명을 훌쩍 넘길 정도로 인기가 있고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골프 특수’까지 누리고 있다. 꾸준히 230억 원 안팎의 매출에 20억 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매각을 앞두고 진행된 감정평가에서 3,500억원 가량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콘도미니엄과 워터파크, 중국 웨이하이호텔앤드골프리조트 등의 자산을 감안하면 5,000억 원 수준의 몸값이 나온다.
다만 막대한 부채가 매각 흥행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계약 기간이 끝나면 돌려줘야 하는 호텔과 아시아나CC 회원권부채(예수보증금)만 3,000억 원 수준. 지난 2018년 294%였던 부채비율도 올해 3·4분기 말 기준 420%까지 치솟았다. 2019년 건설 중이던 경기도 여주 골프장을 장부가액을 낮게 매각하면서 이를 유형자산 손상차손으로 회계장부에 반영했던 영향이 컸다.
예비 입찰에 참여한 인수 후보가 본 입찰까지 완주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호그룹 측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후보 중 적격 예비 인수 후보를 선정한 뒤 본격적인 실사 기회를 부여할 계획이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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