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 신혼부부 일수록 아이를 덜 낳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헛발질 정책’에 따른 집값 급등으로 신혼부부의 주택 소유율은 1년새 0.9%포인트 하락했다.
10일 통계청의 ‘2019년 신혼부부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을 소유한 부부의 평균 출생아 수는 0.79명인 반면 무주택 부부는 0.65명에 불과했다. 주택을 소유한 부부가 자녀를 출산한 비중 또한 63.3%로 무주택부부(53.2%)보다 많았다.
결혼 연차가 낮은 부부일수록 주택 보유율이 낮았다. 결혼 1년차 부부의 주택소유율은 29.9%인 반면, 5년차 부부는 53.4%에 달했다. 특히 결혼연차가 낮을수록 주택소유율도 낮아지는 경향이 전년 대비 가팔라졌다. 지난해 결혼 1년차 부부의 주택 소유율은 전년 대비 2.6%포인트 줄었으며 2년차(-1.1%p), 3년차(-1.4%p), 4년차(-0.4%p) 등 5년차(0.2%포인트)를 제외한 전 신혼부부의 주택 소유율이 1년새 줄었다. 집값 급등으로 종잣돈이 부족한 새내기 신혼부부일수록 주택 마련이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혼부부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추세는 갈수록 심해지는 모습이다. 자녀를 출산한 신혼부부 비중은 전년 대비 2.3%포인트 줄어든 57.5%를 기록했다. 맞벌이 부부는 지난해 0.63명의 아이를 출산한 반면, 외벌이 부부는 0.79명의 아이를 출산했다. 맞벌이 신혼부부 비중이 1년새 1.6%포인트 높아진 49.1%를 기록해 이 같은 출산 기피 현상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신혼부부의 지난해 연평균 소득은 5,707만원으로 전년(5,504만원) 대비 3.7% 늘었다. 다만 금융권 대출이 있는 부부(전체의 85.8%) 중 1억원 이상의 대출잔액이 있는 부부의 비중이 전년 대비 4.8%포인트 증가하는 등 부채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금융권 대출이 있는 신혼부부의 대출 잔액을 중앙값 기준으로 보면 1억1,208만원으로 전년 대비 12.1% 늘었다. 특히 유주택 부부의 대출잔액은 1억4,674만원으로 무주택 부부(8,790만원) 대비 2배 가까이 많았다.
한편 통계청은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최근 5년 이내에 혼인신고 후 국내에 거주하면서 혼인관계를 유지 중인 부부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 같은 분류에 따르면 지난해 신혼부부는 126만 쌍으로 전년(132만쌍) 대비 4.2% 줄었다./세종=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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