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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코로나 확진자 1,030명이 의미하는 것

연승 성장기업부 차장





13일 0시 기준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30명이 늘었다. 대구 신천지 사태를 비롯해 2차 대유행 당시에도 나오지 않았던 1,000명을 넘겼고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하기 전부터 1,000명이 넘을 것이라는 비공식 정보를 접했지만 막상 역대 최고치에 1,000명을 넘겼다고 하니 걱정이 앞섰다.

과연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3단계로 격상할 것인지, 한다면 언제 할지, 그렇게 되면 또 가장 타격을 받을 자영업자들의 반발은 없을지, 2.5단계에서도 이미 법망을 피해 모임을 갖는 이들이 속속 드러나는 상황에서 3단계로 격상한다고 해도 놀고 싶은 욕망을 제어할 수 있을지.

확진자 역대 최고치 1,030명이 의미하는 것은 결국 ‘쪽수의 정치학’의 부작용이자 실패이며 본능과 이기심의 결과라는 생각이다.

정부가 그동안 사회적 거리 두기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가장 고려했던 것은 경제, 특히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이었다. ‘대한민국은 자영업자의 나라’일 만큼 비중이 막대하다. 그리고 이들이 얼마나 열심히 사는지는 한국 영화 흥행 역대 2위를 차지한 ‘극한직업’의 “대한민국 자영업자들은 뭐든지 죽기 살기로 한다”는 대사가 대변한다. 수많은 공감을 이끌어냈던 대사다.



코로나19로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경제 패러다임 자체가 대전환을 맞은 상황에서 가장 속절없이 무너진 것도 자영업자다. 대기업은 이미 비대면 디지털 인프라가 갖춰졌지만 소상공인의 경우는 여전히 아날로그에 머물렀다. 디지털 전환을 할 계기가 없었기 때문에 대비할 수 없었다.

정부도 코로나19의 유탄을 가장 최전방에서 맞은 한국 경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자영업자들을 고려해 전문가들이 선제적으로 거리 두기를 격상해야 한다고 수차례 권고했음에도 거리 두기 단계를 소심하게 조절했다. 그리고 단계를 올릴 때마다 자영업자들은 “왜 우리만 장사 못하게 하느냐”며 저마다의 사정과 억울함을 성토했다. 생존의 기로에 선 이들의 절규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제는 거리 두기 3단계 격상을 무작정 반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자영업자들도 공감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확진자 1,030명이 또 의미하는 것은 ‘본능과 이기심의 결과’다. 2.5단계가 되면서 식당 등이 9시 이후부터는 배달만 허용하자 회식을 일찍 잡는 사례, 호텔을 잡아 파티를 하는 사례 등 법망을 피하는 교묘한 수법들이 풍선 효과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정부가 3단계로 격상을 한다고 해도 놀고 싶은 욕망을 제어할 수 없다면 제도는 또 유명무실해진다. 3단계를 넘어서 셧다운을 해도 말이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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