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가 매그나칩반도체의 파운드리 사업부 인수를 위해 손잡은 사모펀드 운용사(GP)의 파트너가 최근 결별했다. 5,300억원 규모 대형 인수합병(M&A) 거래를 신생 운용사에 일임한 SK하이닉스는 투자 8개월 만에 GP 교체라는 이례적인 상황을 맞닥뜨리게 됐다. 거래 당시 SK하이닉스와 MG새마을금고가 신생 운용사를 M&A파트너로 낙점해 업계에서 상당한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와 함께 매그나칩반도체의 파운드리 사업부를 공동으로 인수한 크레디언파트너스가 최근 두 회사로 분할된 것으로 확인됐다. 설립 이후 우성윤·김연규 공동 대표 체제를 유지했지만 지난 11월 초 김 대표가 독립을 결정하면서다. 김 대표는 독립 후 신생 법인의 사명을 그래비티프라이빗에쿼티로 확정했다.
2014년 8월 설립된 크레디언은 매그나칩반도체 인수 전까지는 중소형급 M&A에 집중하던 운용사였다. 2015년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함께 녹십자의 캐나다 법인 GCBT에 투자했다. 이 밖에도 △마크로젠의 미국 자회사 마크로젠코퍼레이션 △‘아임닭’ 브랜드를 보유한 와이즈유엑스글로벌 △평판디스플레이 생산용 장비 제조사 이루자에 투자했다.
500억원 미만의 거래를 주로 해왔던 크레디언PE가 SK하이닉스와 MG새마을금고와 같은 ‘큰손’을 프로젝트펀드의 핵심 투자자(LP)로 섭외하자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총 거래금액인 5,300억원을 사실당 두 LP가 전담해 운용사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 인수를 위해 지난 3월 설립된 매그너스PEF의 존속 기간은 3년이다. 투자자들의 동의를 받아 최대 2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5년 만기를 목표로 설립된 펀드인데 운용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운용역에 변화를 맞이했다. 일반적으로 GP 교체 작업은 출자자(LP) 전원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인데다 LP들이 패널티 형태로 운용 보수 삭감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을 만큼 민감한 문제다.
공동대표의 결별로 크레디언PE는 그동안 투자해 온 포트폴리오의 GP를 교체하고 있다. ‘아임닭’에 투자한 ‘한국투자크레디언제1호PEF’은 LP들의 동의를 받아 지난 12월 초 기존 공동대표사원(공동 GP) 명단에 크레디언PE, 한국투자파트너스 외에 그래피티PE 이름을 추가로 반영했다. H&홀딩스 투자를 위해 티엔에프프라이빗에쿼티와 공동 설립한 펀드의 경우 기존 GP였던 크레디언파트너스 대신 그래비티PE로 아예 교체했다.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 투자 건도 이 같은 운용역 변화가 나타났다. 김 대표의 기여도가 높았던 만큼 그래비티PE로 GP를 교체하는 형태다. 현재 매그너스반도체 대표이사에는 차성재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 상무와 함께 김 대표가 공동대표로 등재돼 있다.
/조윤희기자 choy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