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은 글로벌 경제에 매우 어려운 환경이 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내년에는 강한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종식된다고 해서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역풍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에 오는 2021년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극복 이후 경제 회복 과정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소식이 전해지고 조 바이든의 미국 대선 승리로 세계 무역 환경이 예측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계 경제 전망은 최근 몇 주 동안 개선돼왔다. 유럽과 미국에서 여전히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남아 있지만 일단 팬데믹 억제에 성공한 뒤 통화정책과 재정 정책의 지원에 힘입어 빠른 회복세를 보인 여러 아시아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내년 글로벌 경제에 대해서는 더욱 긍정적인 전망이 가능할 것 같다.
따라서 코로나19가 곧 통제된다는 것을 전제로 내년 경제 전망의 관건은 경제가 반등할지 말지의 문제를 넘어 인플레이션이나 정책 금리 상승 환경에서 각국 경제가 광범위한 수준의 리플레이션(적절한 수준의 통화 재팽창)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가 여부다.
적절한 수준의 리플레이션을 위해서는 두 가지 고려할 요소가 있다. 첫 번째는 인플레이션이 일정 범위에서 관리돼야 한다는 점이다. 국가 부채가 전례 없이 확대되고 재정 정책이 지배적인 정책 도구로 널리 받아들여지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나 미국 정부의 추가 재정 정책 시행 가능성 등을 고려했을 때 2021년에 인플레이션이 주의를 요구할 만큼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두 번째는 통화정책과 재정 정책이 공조를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국채 금리를 극도로 낮은 수준으로 유지함으로써 재정 확대를 촉진하는 최근 통화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성장이 회복됨에 따라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하지만 현재 각국의 국가 부채 수준, 팬데믹 이전에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던 경제 사이클,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 등을 고려했을 때 초저금리 유지를 통한 통화정책과 재정 정책의 공조가 쉽게 깨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인류의 최우선 과제는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이었다. 다가오는 2021년에는 위기 이후 안정적 회복을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세계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의 리플레이션 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거시적인 흐름에 맞서기보다 시장 환경을 읽고 선제적으로 민감하게 대응하는 투자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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