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루타민산나트륨(MSG)·핵산’ 등 화학소재로 대표되는 조미시장에서 천연소재를 앞세운 ‘K-조미소재’가 통했다. CJ제일제당(097950)의 차세대 조미소재 ‘테이스트엔리치’가 글로벌 시장에서 깐깐한 북미 식품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은 클린라벨 식물성 발효 조미소재 ‘테이스트엔리치’가 11월말 기준으로 매출 50억원을 돌파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5월 27일 공식 출시 이후 약 반년 만에 이룬 성과다.
CJ제일제당은 10년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차별화된 천연 발효공법으로 대량생산에 성공하고 지난 5월, MSG와 핵산이 주류인 조미소재 시장에 ‘테이스트엔리치’로 출사표를 던졌다. 테이스트엔리치는 일체 첨가물을 넣지 않고 사탕수수 등의 식물성 원료를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감칠맛 발효성분으로만 제조했다. 식품 조미시장은 크게 MSG, 핵산, 천연 조미소재로 나뉜다. 천연 조미소재의 점유율은 18%로 MSG(75%)·핵산에 비해 아직 미미하지만, 건강을 중시하는 글로벌 식품 트렌드에 맞춰 MSG를 대체할 만한 식품산업 신소재로 꼽힌다.
이후 테이스트엔리치는 북미 대형 향신료·소스류 업체 및 식품업체와 잇따라 계약에 성공하며 31개국 10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스팸 마일드’와 ‘더비비고’ 일부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출시 이후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것은 테이스트엔리치가 첨가물이 아닌 ‘발효 원료’로 차별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CJ제일제당은 설명했다.
또 CJ제일제당이 테이스트엔리치에 의미를 두는 것은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MSG 시장은 최근 5년 동안 신장률 0%대로 성장이 주춤하지만, 천연소재시장은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테이스트엔리치의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인도네시아 좀방 공장에 전용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한편 그린 바이오 사업 성장 과정에서 확보한 글로벌 공급망을 토대로 ‘기술 마케팅’에도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보다 건강한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테이스트엔리치’가 경쟁력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세계 약 7조원 규모의 조미소재 시장의 성장과 진화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